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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국립현대미술관장 외국인 유력후보 "정치검열 안했다" 해명

2015.11.23

[뉴스1]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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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토메우 마리 세계현대미술관협의회(CIMAM) 회장 © News1

바르토메우 마리 세계현대미술관협의회 회장 한국미술계 '국선즈'에 보낸 이메일 통해 밝혀
"미술관 보호 조치했을 뿐 정치적 입장 따르지 않아…작가의 자유와 권리 지지"
국선즈 "예술가 없는 미술관 초래, 정치검열과 다르지 않다…문체부 공식 답변 요구.

신임 국립현대미술관장의 유력 후보인 바르토메우 마리(Bartomeu MARI·49) 세계현대미술관협의회(CIMAM) 회장이 지난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MACBA) 관장 재직 당시 벌어졌던 'MACBA 검열' 논란에 대해 "미술관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을 뿐, 정치적 검열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MACBA 검열'이란 마리 회장이 MACBA관장으로 재직 당시 진행된 '짐승과 주권'(The Beast and the Sovereign) 전시에서 오스트리아 작가 이네스 두작(Ines Doujak)의 '정복하기 위한 발가벗음'(Not Dressed for Conquering)을 제외하라고 지시하고 뜻대로 되지 않자 전시 자체를 취소하려 했던 일을 말한다. 문제가 된 작품은 정치적 풍자를 위해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이 남미 노동운동가, 개와 엉켜 성교하는 모습을 표현했다.

이로 인해 세계 미술계에선 표현의 자유를 지켜야 하는 큐레이터의 현장윤리를 저버렸다고 그를 비판했다. 마리는 논란이 계속되자 MACBA관장직에서 사퇴했고 '짐승과 주권'전은 취소 5일만에 재개됐다. 또 이 과정에서 전시를 준비했던 큐레이터 2명이 해고됐다.

22일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즈음한 우리의 입장'(국선즈)에 따르면 마리 회장은 국선즈 측에 보낸 이메일 2통에 CIMAM 이사회에도 보낸 입장문을 동봉하면서 "작가들과 동료들의 자유를 확보하고 그 권리를 수행하는 것을 지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마리 회장은 "'짐승과 주권'전시 준비과정에서 자신은 배제됐으며 전시 개막 직전에야 문제가 된 작품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MACBA의 운영 주체가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구성됐기 때문에 미술관을 정치적 상황에서 보호하고자 전시를 취소시켰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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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BA는 스페인 소피아 여왕이 명예회장인 MACBA재단, 스페인에서 독립하려는 카탈루냐 과도정부, 바르셀로나 시의회 등으로 구성된 협의체가 운영한다. 마리 회장은 "전시 중단은 문제가 된 작품을 포함한 '짐승과 주권'전이 개최될 경우 발생할 재앙적인 결과로부터 미술관을 보호하려고 취한 조치였다"며 "미술관 운영주체들의 (서로 다른) 정치적 관심사를 위해 그랬던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미술관 종사자는 정치적 영향력에서 연약한 미술관을 안전하게 지켜내야 한다"면서도 "급박한 상황에서 이뤄진 내 조치가 실수일 수 있음을 인정해 작가·큐레이터·관객에게 사과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는 또 "미술관에서 25년간 근무하면서 간섭과 검열에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가 문화와 언론의 직무에 개입하려는 관행이 있는데 이를 반대하는 사회문화적 목소리가 없다면 그 관행이 계속될 지 모른다"며 "개입과 검열에 반대하는 방향성에 제 목소리를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국선즈 측은 이 같은 마리 회장의 입장에 대해 "마리가 MACBA를 보호하겠다며 취한 행동은 예술가가 없는 미술관을 초래해 오히려 미술관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들었다"며 "자신의 행동이 정치적 '검열'과 절대 다르지 않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마리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이메일을 보낸 것이 부적절하다고도 했다. "마리는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선임의 가장 유력한 후보인 만큼 개인이 아닌 공인"이라며 "논란에 대한 변론이든 해명이든 문화체육관광부를 거쳐 공식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마리 회장의 이메일은 국선즈 페이스북 게시글 중 'Petition4art의 미술인들에게'(goo.gl/eWT5j9)에서 전문을 읽을 수 있고, 이에 대한 반론은 '바르토메우 마리 메일에 대한 ‘국선즈’ 실무진의 입장'(goo.gl/tPQ0yT)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박정환 기자(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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