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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K옥션 "감정서 위조된 이우환작품 이미 낙찰취소" 문제는 작품

2016.01.14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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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현주기자=K옥션이 2015년 12월 15일 낙찰시킨 위조된 감정서가 붙은 이우환 화백의 1978년작‘점으 로부터 N o .780217’. 2016-01-14

이우환 작품은 결국 팔리지 않았다.

K옥션은 "작품은 낙찰됐지만, 거래는 성사되지 않았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15일 경매가 끝났지만 연말이 이어지면서 다행히도 작품값 지불이 늦어졌다, 낙찰이 되면 낙찰자는 수수료 부가세 16.5%를 포함해 작품값을 내야 작품이 건네진다.

이우환의 1978년작 ‘점으로부터 No.780217’는 4억9000만원(수수료를 포함하면 5억7085만원)에 낙찰됐었다.

K옥션 관계자는 "작품값 지불이 늦어지면서 작품은 K옥션에 보관되어 있다가 지난 5일 경찰수사가 들어왔다"면서 "바로 고객에게 낙찰을 취소하는게 좋겠다고 양해를 구해 낙찰자의 피해는 없다"고 말했다.

새해 벽두에 터진 '위조된 감정서' 한장이 미술시장의 '하인리히의 법칙'이 될지 주목되고 있다.

대형사건이 터질때는 불쑥 오지 않는다. 300번의 사소한 징후가 발생하고 위험요소를 제거하지 않으면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행하며, 그 위험 요소를 또 다시 제거하지 않으면 1번의 큰 재해가 발생한다는게 통계적적으로 명명된게 '하인리히의 법칙'이다.

이미 미술시장에서 이우환 위작설은 3년전부터 발생했고, 작가도 화랑도 경매사도 감정협회도 책임지지 않았다.

위작설과 음모설이 나돌아도 작품은 거래됐다. 위작설은 지난해 6월 경찰수사가 드러나면서 수면위에 떠올랐다. 작품을 위조하고 유통시킨 혐의로 인사동 한 화랑을 압수수색당하면서다. 하지만 또 잠잠해졌고, 다시 작품은 돌고 돌았다. 경매사에서 5억원에 판매되면서 여진이 커졌다. K옥션이 "감정서 위조는 상상도 못했다"고 했지만 이 또한, 화랑주인과 전문감정위원들사이에서 이미 나돌던 말들이었다. 경매사가 몰랐을리 없다는 것이다.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았다. 작가 때문이라고 화살을 돌린다. 위작설이 터질때마다 작가가 "직접 나서 내작품은, 내가 본 작품은 위작이 없다"고 했고 "내 작품은 내 고유의 호흡으로 그리기 때문에 모방하기가 어렵다"는 웃픈 명언을 남겼다.

한국미술품감정협회는 이우환 작품 진위 감정을 중단했다고 회피했고, 이후 감정은 작가와, 작가와 긴밀한 관계로 있던 현대화랑 박명자회장과 부산 공간화랑 신옥진 사장이 대신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또한 현대화랑 박명자회장은 "이우환 화백이 가끔 들러 작품을 봐주고 오케이를 하면 감정서를 내보냈지, 작품 감정을 대신해왔다는 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와관련, 미술시장 사람들은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 무슨 오리발"이냐며 수군댄다.

【서울=뉴시스】 위조된 이우환 작가의 작품 '점으로부터 No. 780217'의 감정서. 한국화랑협회 제공. 2016-01-08

현대화랑이 모체인 K옥션에서 '감정서 위조'가 터지자, '터질 곳에서 잘 터졌다'는게 미술시장 분위기다. 현대화랑 회장이 감정을 하고, 또 현대화랑이 운영하는 K옥션에서 경매한 작품이 '감정서 위조'사건까지 불거지자, '위작설'의 회오리바람은 한곳에 몰려있다.

이런 상황속에서 미술시장은 소란한다. 미술계에서 콧방귀좀 뀐다는 사람들은 앉아서 훈수를 두며 말을 재생산하고 있다. "내가 봐도 이상하더라니까" "한번 빨래한 것처럼 탈색되어 있더라고" "아마 그 작품이 직접 박회장에게 왔다더라고", " 내부직원들이 올리지 말자고 했는데 박회장이 밀어붙였대"….

'감정서 위조'는 엉뚱하게 불통을 튀며 사건을 확대하고 있다. 접수번호를 위조했다는 한국화랑협회의 발표와 달리, 감정을 의뢰한 사람의 이름까지 밝혀져, 그것까지 공개한 화랑협회가 진땀을 빼고 있다.

감정서에 이름이 나온 동성화랑 장재창 사장은 "20년전에 의뢰한 작품감정서가 이렇게 내 이름이 들어가 위조될줄은 몰랐다"면서 억울하고 황당하다며 위조단을 신원불명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장 사장은 "26년간 화랑을 운영한 죄 밖에 없다"면서 "감정서를 무조건 재발행준 감정협회도 문제가 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장 사장은 "위조된 감정서 붙은 작품이 진짜겠냐"며 "강력한 경찰수사가 이뤄져 미술시장이 혁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터지자 K옥션은 "우리도 피해자"라고 했다. 가까스로 전화가 연결된 박명자 회장은 "나가지고 왜 이러냐. 나한테 전화하지 말라"면서 "나도 답답하다" 며 전화를 끊었다.

K옥션은 "수사가 완결이 되면,그것에 따라서 작품은 위탁자에게 돌려주던지, 결과에 따라 합법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감정서 검증시스템을 더 강화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박 회장이 이 작품을 프리뷰할때 본 것 뿐이다. 박 회장이 깊게 감정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우환 작품은 누가 감정한 것일까.

"우리도 피해자"라며 K옥션이 이번 사건에 대응하는 것을 보고 있는 미술계 인사들은 '책임전가, 책임회피'라며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매사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사과는 커녕, 누구하나 책임지지 않는 미술시장에서 떨고 있는 건, 이우환 작품을 가진 컬렉터들이다. 불안감과 기대감으로 흔들리고 있다.

문제는 이제 경찰이 가져간 낙찰됐던 이우환 작품이 진짜냐, 가짜냐다. 미술시장이 경찰수사 발표만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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