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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나혜석미술상, 시민 없는 '그들만의 공청회’

2019.09.26

[뉴시스] 이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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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25일 오후 3시 경기 수원시립미술관 2층 교육실에서 열린 ‘나혜석미술상(가칭) 제정(안)에 대한 공청회’ 2019.09.25. [email protected]

경기 수원시립미술관이 25일 ‘나혜석미술상(가칭)’ 제정을 위해 공청회를 열었지만, 의견을 내놓을 시민 없이 이미 제정을 결정한 뒤 열린 ‘반쪽짜리 공청회’라는 지적이다.

시립미술관은 이날 오후 3시 미술관 2층 교육실에서 ‘나혜석미술상(가칭) 제정(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김찬동 시립미술관장, 김훈동 미술관운영위원장, 유동준 정월나혜석기념사업회장 등 미술평론가, 시청 관계자, 미술관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반면 일반 시민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시립미술관은 앞서 ‘수원 태생으로 한국 첫 여성 유화가이며 식민지 가부장적 사회를 개혁하기 위해 노력한 여성 운동가로서 나혜석의 예술정신을 계승한다’는 취지로 ‘나혜석 미술상’ 제정을 추진했다.

정월 나혜석의 여성주의 선각자적 위상을 기리며, 여성주의에 기반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내외 우수 작가를 대상으로 매년 수상자를 선정해 수상하고 이듬해 미술관에서 초대 개인전을 여는 미술상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올해 4월과 6월 2차례 지역 미술단체, 미술평론가, 대학교수, 관련 학회 관계자들을 모아 간담회를 열었고, 이날 공청회와 토론회를 열었다.

문제는 ‘공청회’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일반 시민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공청회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 기관이 일정한 사항을 결정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의견을 듣는 형식이다.

하지만 이날 열린 공청회는 제대로 홍보가 되지 않은 탓인지 시민 없이 나혜석미술상 추진에 우호적인 패널과 관계자들뿐이었다. 심지어 미술상 제정을 위한 의견을 듣는 자리가 아니라, 제정을 결정했다는 전제 아래 이야기가 오갔다.

김찬동 시립미술관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미 오래전 만들었을 상인데 너무 늦은 것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었다. 나혜석 선생은 한국 최초 여성 미술가이자 여성운동가, 여성주의 미술가라는 상징성을 생각해 볼 때 선구자적인 분이다. 이런 부분을 포괄하는 개념의 미술상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자유토론에서 한 패널은 “결론은 (나혜석미술상을) 제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나온 것”이라며 “제정한다는 전제 아래 참고해야 할 국내 상들을 말하겠다”며 국내 미술상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또 다른 패널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미술상이 제정돼서 기쁘다. 시대적 평가를 보면 나혜석미술상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도 나혜석의 친일 논란을 언급하며 “나혜석이 친일을 했다는 정확한 물증이 없는 한 예술적 가치, 근대 여성 예술가 혹은 문인으로서 행적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표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검증되지 않은 부분을 우려하지 말고, 일단 출발한 상태에서 문제가 되면 내려도 된다”며 “나혜석미술상이 제정되는 것이 논란거리가 되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아무래도 미술상 제정 관련 공청회다보니 관심 있는 층이 넓지 않아서 시민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 같다. 이 자리에서 최종 결정된 것이 아니라 앞으로도 시민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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