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Trouble150억이라던 그림이…고작 '90억' 무슨일?

2012.06.29

[머니투데이] 이언주 기자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하나캐피탈이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담보로 잡았던 미국 화가 사이 톰블리(Cy Twombly)의 작품 '볼세나'(Bolsena). 이 그림은 미국 뉴욕 경매사 필립 드 퓨리에서 624만 달러(약 71억6000만원)에 낙찰됐다. 200.7x240.5cm, Oil based house paint, wax crayon, and lead pencil on canvas, 1969

"그 좋은 작품이 왜 그 정도 가격에 팔렸는지 저희들로서도 의문입니다."

국내 최대 경매업체인 서울옥션은 하나캐피탈로부터 '감정해준 가격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그림이 팔려서 손해를 입었다'며 60억원대의 민사소송을 당한 데 대해 "지금 다시 돌이켜봐도 정당한 감정가격을 제시했다"고 28일 주장했다.

하나캐피탈은 비리혐의로 구속당한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소유한 그림 5점을 담보로 미래저축은행에 145억원을 투자했는데, 지난해 9월 서울옥션이 그림가격 감정을 잘못해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림의 총 가격이 155억~192억원에 달한다는 감정을 받고 투자를 결행했는데, 미래저축은행이 투자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담보로 잡은 그림을 올해 매각하자 실제 판매가가 90억 원 정도 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문제가 된 작품은 미국 화가 사이 톰블리의 '볼세나'이다. 서울옥션은 1200만~1500만달러(약 130억~160억원)로 추정했지만, 이번에 실제 낙찰가는 약 70억 원 선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
최윤석 서울옥션 부장은 1969년작인 '볼세나'에 대해 "실제로 아주 가치가 높은 작품"이라며 "톰블리가 거의 비슷한 시기에 그린 훨씬 더 작은 작품이 지난해 5월 소더비 경매에서 1500만불(약 160억원)에 낙찰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뉴욕에서 활동하던 톰블리가 유럽으로 이민을 가면서 작품에 독창성이 더해지기 시작했다"며 "그때가 (미술사에서는) '회색시대'(gray period)라 불리는 1966~1970년이며 '볼세나'도 바로 그 시기에 그린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감정가와 실제 낙찰가가 크게 차이나는 일이 벌어졌을까. 미술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어떤 경매사에서 거래가 이뤄지느냐'와 '매각 절차의 보안 문제' 등의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미술 시장에서 '시장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으로는 △이전에 팔린 비슷한 작품의 가격 △'누가 그렸는지'와 그림의 물리적 크기 △'어떤 전시장에 전시됐는지' '누가 소장했는지' 등이 있다.

한 미술 전문가는 "이런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정가를 매긴다"며 "그러나 경매를 진행하는 곳의 인지도 및 네트워크와 매각절차의 보안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다른 전문가는 "이번 그림이 세계적인 양대 경매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아닌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필립 드 퓨리'에서 매각됐다"며 "이런 점이 낙찰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고가의 미술품인 경우, 일단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이 돌면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은밀하고 신중하게 거래를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