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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온라인 경매, 미술품시장 '지각변동'

2016.02.08

[더벨] 백소명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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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IS

소수 수집가들의 불투명한 시장을 대중에 개방하고 수집가 폭 확대.

소더비와 크리스티가 양분했던 전세계 미술품 경매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온라인의 힘'은 소수 수집가들이 지배하는 불투명한 시장을 좀더 대중에게 개방적인 시장으로 변모시키는 중이다.

크리스티 경매소는 이번 달 지난해 매출이 2014년과 비교해 5% 감소했다고 밝혔다. 스테판 브룩스 부대표는 매출 부진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매출 부진은 최근 수집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식고 있는 거장(Old Master)들의 작품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최근 미술품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던 전후, 동시대 작품들 조차 두 자릿수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앞서 소더비 경매소는 지난해 4분기 손실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술품 경매시장의 양대산맥이 고전하는 이유가 러시아를 비롯한 신흥 부호들이 미술품시장에서 발을 빼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술과 온라인이 삶의 모든 부분을 변화시키는 세계에서 여전히 구시대적 경매 방식을 고수하는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의문이 제기된다. 미술품의 투자 자산으로서 가치는 증가하고 있다. 미술품 투자와 관련한 분석과 시장 정보, 조언이 범람하는 가운데 경매소의 정보 독점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시사주간지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대부분 사람들은 온라인 경매가 미술품 시장의 미래에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 2013년 저명한 행동주의 투자자 대니얼 러브 서드포인트 CEO는 "소더비가 인터넷 판매 전략에 대해 어떤 일관된 계획도 발전시킬 능력이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경매소들은 변화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소더비는 지난해 이베이와 함께 5건의 온라인 경매를 진행했고 크리스티 경매소는 자체 온라인 경매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순수예술협회(TEFAF)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을 통한 예술품 판매는 33억 유로(36억 달러)에 달했다. 전체 미술품 판매 가치의 약 6%에 해당하는 규모다. 온라인 경매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비판가들은 미술품 수집가들이 구매 대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조사하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온라인 구매를 꺼릴 것으로 예상해 왔다.

소더비의 디지털마케팅 데이비드 굿맨 대표의 주장은 좀 다르다. 그는 온라인 예술품 판매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견하는 데 "더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통일된 소매 가격에 미술품을 구입하는 것을 점점 편안하게 느낀다"고 설명했다.

영향력 있는 투자자들도 이에 동의한다. 페이팔과 트위터의 창업자 피터 틸과 잭 도시는 뉴욕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온라인 미술플랫폼 '아트시(Artsy)'의 투자자들이다. 아트시는 폭넒은 온라인 예술 카탈로그를 발행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온라인 경매 플랫폼을 론칭했다. 뉴욕의 데이비드 츠비르너와 런던의 제이 조플링과 같은 최고 갤러리 소유주들은 패들에이트(Paddle8)라는 또 다른 온라인 경매업체에 투자하고 있다. 패들에이트의 지난해 매출은 두 배 증가했다. 또 다른 온라인 경매사이트 옥셔나타(Autionata)의 성장 속도는 이보다 더 빠르다.

온라인 경매의 주된 효과는 배타적인 미술품 시장을 대중에 개방하고 투자자 폭을 확대하는 것이다. 신용카드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기만 한다면 누구든지 소더비나 크리스티의 온라인 경매에 입찰할 수 있다. 패들에이트 사이트 방문자의 39%는 18~34세 연령의 젊은 수집가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온라인 경매가 미술품 거래시장을 완전히 변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 경매가 새로운 수집가를 끌어들일 수는 있지만 전통적인 미술품 판매상으로부터 더 많은 비즈니스를 빼앗아 오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아트시는 갤러리 및 경매 하우스와 경쟁하기보다는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에는 소더비와 온라인 미술품 경매를 함께하기도 했다. 패들에이트는 1000달러에서 10만 달러 가치를 지니는 저가 미술품에 주력하며 소더비와 크리스트를 보안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온라인 미술품 판매에 가장 큰 위협을 받는 쪽은 소규모 지역 경매소들이다. 그러나 리서치업체 아트택틱(ArtTactic)의 앤더스 페터슨은 온라인 연령에 동화되기만 한다면 이들도 무사할 수 있다고 말한다. 2011년에 문을 연 Barnebys는 경매 아이템을 한데 모아 소규모 경매소들이 더 다양한 수집가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도왔다.

온라인 회사들이 미술품 판매 시장을 전혀 뒤흔들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어떤 경우는 시장의 불투명성을 오히려 높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패들에이트는 경매가 끝난 이후 최종 가격을 공표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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