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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막다른 골목서 제안된 새로운 회화…크리스티앙 본느프와展

2023.04.17

[뉴스1] 김일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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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리에 에르메스서 5월28일까지

크리스티앙 본느프와 전시 전경. (아틀리에 에르메스 제공)

아틀리에 에르메스는 오는 5월28일까지 프랑스의 원로 화가 크리스티앙 본느프와(Christian Bonnefoi, 75)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본느프와는 젊은 시절 미술사학자이자 미술이론가로 활동했고 지금도 글을 쓰며 화가로 일하고 있다. 큐비즘과 구성주의, 근대 건축사 연구자였던 그는 피카소 콜라주의 전문가였다.

특히 콜라주 조각을 화면에 부착할 때 사용한 '핀'의 의미를 가장 먼저 주목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핀이 회화 표면을 뚫고 들어가는 지점에서 평면의 일체성이 파기되고 대신 평면의 두께가 드러난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이에 콜라주는 본느프와가 1974년 화가로 전향하면서 활용한 핵심 기법이 된다.

그는 건축 재료로서 벽의 균열을 수리하는 데 쓰는 탈라탄 거즈나 트레비라 직물처럼 투명에 가깝고 얇고 투과하는 재료를 회화의 표면으로 채택했다. 기존의 막힌 캔버스 천보다 물질성은 더 희박하면서도 더는 단일한 평면에 머무르지 않는 다층적인 회화를 제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 중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바벨' 시리즈는 이름 자체에서 회화의 질서와 단일성, 구조화된 언어적 의미, 통제하는 자로서 화가의 주체에서 한발 벗어나 자유로운 혼돈을 추구한단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비닐면 위에 무채색의 물감을 도포한 후 그 위에 탈라탄 메쉬를 덧대고 그 위에 다시 접착제를 섞은 물감을 더해 말린 후 가장 아래의 비닐면을 떼어내는 작업을 상하좌우는 물론 앞뒤로 반복한다.

그 과정의 결과는 작가가 완벽히 통제할 수 없는 지질학적 퇴적물이다. 그 위에 이미 자른다는 행위에서 표면을 파괴한 바 있는 콜라주를 덧대고 자유로운 기호의 드로잉을 더하면 박막의 적층, 가벼움의 두께(aerial depth)라는 고유의 조형성이 탄생한다.

피카소로부터 회화의 분석적인 틀을 배웠다면 마티스로부터 그림 그리는 일에 대한 영감을 받았다. 마티스의 부조 시리즈인 뒷모습을 보고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작가는 평생을 마티스에 대한 헌정인 듯, 컬러와 콜라주로 뒷모습을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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