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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단 1분만에… 뱅크시 ‘러브 랫’ 판매 신화

2022.02.08

[머니S] 연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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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김형준 테사 대표… "미술은 ‘돈’, 투자에서 향유 이끈다"

서울 성수동 테사 갤러리에서 김형준 테사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장동규 기자

1분. 영국의 그래피티 작가 뱅크시의 ‘러브 랫’의 조각투자 공모에서 판매 완료되는 데 걸린 시간이다. 소더비나 크리스티에서 판매된 것이 아니다. 국내 미술품 투자 플랫폼 테사에서 일어난 일이다.

‘근로소득만으로는 부자가 될 수 없다’는 생각이 확산하며 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이 가운데 새로운 투자자산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미술품이다. ‘부자들의 전유물’로 불렸던 미술품을 공동구매할 수 있게 되면서 미술 시장에 사람이 몰리고 있다.

서울 성수동 테사 갤러리에서 만난 김형준 테사 대표는 “안정적이고 ‘있어 보이는’ 투자”라며 미술품 투자 인기를 설명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인 김 대표가 미술 비즈니스에 눈을 뜨게 된 건 ‘부자들은 미술을 좋아한다’는 단순한 생각에서다. 첫 번째 창업에서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두 번째 창업으로 신진작가와 미술 애호가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어느 정도 반응은 있었다. 하지만 수익 창출엔 한계가 있었다. 그러던 중 대중들은 신진 작가 그림보다는 작품의 가치가 검증된 블루칩 작가 그림에 투자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깨닫고 테사를 창업했다.


투자자 유입으로 미술 시장 키운다

키스해링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는 김형준 테사 대표./사진=장동규 기자

김 대표는 미술품을 철저히 자산으로 본다. 테사(TESSA)라는 사명도 자산을 뜻하는 ‘에셋’(ASSET)에서 따왔다. 다른 미술투자 플랫폼이 ‘아트’를 활용해 이름 짓는 것과 다른 행보다.

“미술품을 지나치게 ‘투자적 가치’로 본다는 비판이 일부 있는데 여기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습니다. 다만 테사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며 하나의 시장에는 다양한 플레이어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5만여명에 달하는 테사의 회원 중 다수는 미술품 투자를 처음 경험하는 사람들이다. 이용자의 70%는 미술에 대해 잘 모른다. 이들은 투자를 통해 본인이 투자하는 작가가 누구인지, 작품의 특징은 무엇인지 등을 공부한다.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

김 대표는 “투자자들이 향후 경제적 여력과 취향이 생긴다면 나중에는 신진 작가 작품도 살 수 있다”며 “일부에게만 편중돼 있던 미술 시장에서 벗어나 대중이 미술을 소유하고 새롭게 미술 시장을 즐길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테사는 미술품을 투자 대상으로 보는 만큼 투자자들을 위한 보호 대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이다. 작품 판매 시점부터 투자자가 가진 권리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고 모든 미술품은 테사가 미리 매입한 다음에 투자를 진행한다는 것. 모든 미술품에 대한 보험 가입도 필수다.

김 대표는 “‘만약 작품의 조각투자가 100% 다 팔리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것이냐’는 질문이 간혹 들어오는 데 작품이 모두 팔리지 않으면 테사가 투자 개념으로 지분을 매입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더 많은 투자자에게 기회를 제공하고자 테사의 투자 지분은 조정하고 있다.

미술 투자는 장기 레이스… 분산투자 추천
사용자가 빠르게 늘어났지만 여전히 이 서비스를 소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미술품 투자가 장기 레이스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비트코인 등에 투자했던 사람들은 작품이 언제 매각되는지 답답해하는 경우도 많다”며 “미술품은 매각까지 보통 1년에서 10년까지 걸린다”고 했다. 테사가 현재까지 미술품을 매각하는 데 걸린 시간은 평균 12개월가량이다.

미술품 투자가 대중화되는 초기인 만큼 어떤 작품을 사야 하느냐는 질문도 꾸준히 들어온다. 김 대표는 특정한 작가의 팬이 아니라면 적금을 들듯이 소액으로 여러 작품에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 일종의 우량주 분산투자와 비슷하다. 김 대표 역시 테사의 거의 모든 작품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개인 투자자를 넘어 기관들이 참여해 미술 투자 시장을 키우는 것이다. 기관들이 참여하게 되면 자금 유동성이 높아져 회전이 빨라진다.

“한국은 미술 투자에 있어서 아직은 변방입니다. 투자 열풍으로 미술 시장이 커지면 좋은 작품이 더 많이 들어올 수 있겠죠. 그럼 더 많은 사람들이 미술을 즐길 수 있게 됩니다. 테사가 미술 경매 시장에서 한국이 중심이 되는 발판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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