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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호프만 "백조색 다른건 개인은 다 소중하다는 의미"

2017.04.06

[뉴시스] 이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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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다이버홀에서 열린 스위트 스완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서 네덜란드 출신 공공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4.06. [email protected]

■세계적 공공미술작가…오리 '러버덕'작가로 유명
이번엔 10~16m 백조가족 5마리 석촌호수에 띄워


"'스위트 스완'에 봄에 대한 이미지를 담고 싶었어요. 새로운 생명이 나오고 사랑이 시작되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계절이죠."

네덜란드 출신 세계적 공공미술 작가 플로렌타인 호프만(Florentijn Hofman·40)은 6일 오전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스위트 스완 프로젝트' 간담회에서 자신의 새 백조 프로젝트를 설명하며 설레했다.

호프만이 작업한 백조 가족은 지난 1일부터 석촌호수 동호에 자리를 잡았다. 높이 14~16m의 엄마·아빠 백조와 아기 백조 5마리로 구성된 이번 작품은 지난 2014년 '러버덕 프로젝트' 때 방한한 작가의 느낌을 담아 창조됐다. 노란 오리가 흰 백조가 돼 돌아온 셈이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다이버홀에서 열린 스위트 스완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서 네덜란드 출신 공공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스위트 스완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4.06. [email protected]

호프만은 세계를 누비며 각 장소가 가진 특성에 맞게 구성된 아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세계 최초로 진행된 이번 '스위트 스완'은 '사랑'이라는 보편적이면서 중요한 인간의 가치를 '백조 가족'으로 형상화했다.

마주보고 있는 엄마·아빠 백조의 목 사이 틈의 모양은 하트다. 호프만은 "사랑을 뜻하고, 이를 통해 새끼도 태어난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조의 목이 길어서 제작 과정에 어려움이 있었어요. 공기의 압력 등을 고려해 부부가 인사를 하게 됐죠. 근데 이것 또한 사랑의 은유라고 생각합니다. 인사는 존경해야 가능한 거잖아요. 역시 두 파트너가 존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재질의 특징이 자연스럽게 인사를 하게 했죠. 실제 자연 속 백조도 서로 인사를 하죠."

얼핏 비슷해 보이는 다섯 아기 백조의 모습은 자세히 살펴보면 피부색과 부리색이 다르다. "각 개인을 뜻해요. 회색빛 피부로 비슷해 보이지만 부리의 색이 다르듯, 개인은 다 소중하고 특별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다이버홀에서 열린 스위트 스완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서 네덜란드 출신 공공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스위트 스완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4.06. [email protected]

잔잔한 호수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백조 가족은 각박한 현실을 이겨내고 일상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사랑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아기 백조들은 각기 다른 현재와 자신들의 존재를 펼쳐 보이죠. 이건 아름다운 미래를 상징해요. 이것이 '스위트 스완' 프로젝트가 가진 의미입니다. 모든 모습이 은유적이죠."

호프만의 작업은 블록버스터를 방불케 한다. 10m가 훌쩍 넘는 폴리에스테르가 주소재인 백조를 호수에 띄우는 것이 쉬운 작업이 아니다. 고무 오리 러버덕 역시 크기가 16.5m, 무게가 7톤에 달했다.

이로 인해 롯데 같은 기업 등의 후원 없이는 성립되기 어렵다. 일부에서 상업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스위트 스완 프로젝트' 역시 대형 쇼핑몰인 롯데월드타워와 협업했고 123층 555m의 높이를 자랑하는 롯데월드타워의 개관과 함께 진행된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다이버홀에서 열린 스위트 스완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서 네덜란드 출신 공공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스위트 스완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04.06. [email protected]

"스위트 스완은 사랑이고, 봄이고, 새로운 탄생이죠. 아기 백조들이 엄마, 아빠 백조처럼 성숙한 아름다움을 뽐내기를 바라면서 작업했어요. 쇼핑센터와 협업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은 갖고 있지 않아요. 기념품을 판매하는 건, 작품을 본 기억을 가지고 돌아가는 것이라 좋게 생각합니다."

호프만의 작품은 의도치 않게 정치적인 맥락에서 해석되기도 했다. 2007년 프랑스 파리 생라자르 기차역에 처음 선보인 러버덕은 이후 한국을 비롯해 여러 나라를 여행했는데 최근 러시아에서는 메드베데프 총리가 호화로운 별장을 짓고 연못에 오리 집까지 띄웠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러버덕이 현지 시위대 사이에 저항이자 풍장 상징으로 등장했다.

"사회가 많은 스트레스를 받아요. 여러 이슈가 생기죠. 러버덕이 그 가운데 사회적인 맥락으로 해석되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러버덕을 정치적인 의미로 만든 것 아니에요. 모든 사람의 것이죠. 정치적인 건 제 아이디어가 아닙니다."

3년 전 한국 러버덕 프로젝트는 일반 대중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한국 사회에 공공미술의 중요성을 환기시켜준 계기로 평가 받는다. 이 프로젝트가 진행하는 동안 500만명이 석촌호수를 찾았다.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다이버홀에서 열린 스위트 스완 프로젝트 기자간담회에서 네덜란드 출신 공공미술가 플로렌타인 호프만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7.04.06. [email protected]

"러버덕을 띄웠던 호수 위에서 새로운 작품을 선보여야 한다는 것에 대해 생각이 많았어요. 러버덕은 그 자체가 아이콘이었다면 스위트 스완은 메시지,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겼죠. 특히 한국사회는 기본적으로 스트레스가 많다고 생각했어요. 정치적으로 남북한이 나눠져 있고, 미국과 러시아 같은 강대국으로부터 정치적인 영향도 많이 받죠. 이런 국가에서 사랑이 많이 생겨나고 그것이 연결돼 아이들이 태어나기를 바랐습니다."

공공미술의 의미에 대해서는 "작품이 스튜디오 박으로 나와 그동안 대중에게 보여주지 못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작품의 구상을 시작할 때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서 가능성과 은유를 살펴요. 요즘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것을 통해 작품에 대해서 말하고 소통하고 순간을 공유하는 것에 대해 많은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5월8일까지 전시되는 '스위트 스완'이 이후 어떻게 되는지 묻자 "하늘로 날아가지 않을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거대한 풍선은 재사용되는 것이 좋은데, 아직 결정된 건 없어요. 가장 좋은 건 사랑과 생명에 대한 존중을 담은 만큼 다른 나라로 전시 투어를 가는 거죠."

호프만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작품이 호수나 강 등의 공공공간에 설치된다는 점, 대중들이 친근하게 생각할 만한 이미지라는 점, 프로젝트마다 전시와 각종 문화 행사들이 병행된다는 점 등이 공통된 부분이다.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공감해왔다는 평을 받았다.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작가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죠. 우선 작가들이 미술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꼭 그 작품이 기념비적일 필요는 없죠.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동시대 아트로서 지하철 등 일상에서 삶에 대해 새로 인식할 수 있게끔 자극을 주면 되는 거죠. 작지만 우선 시작하는 것이 공공미술 발전의 가장 중요한 점이에요."

일상에서 영감을 받는다는 호프만은 가장 잘 만들어진 예술품은 사계절이라고 했다. 그는 네덜란드 숲속에 산다. "꽃이 피는 봄, 모든 것이 성장하는 여름, 성숙하는 가을 그리고 모든 것이 비워지는 겨울. 이 계절들이 가장 아름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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