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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안상수체' 30년 작품 '홀려라'…서울시립미술관 '날개.파티'

2017.03.15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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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홀려라>, 259 x 194cm, 캔버스에 아크릴 문자도, 안상수, 2016

안상수체로 유명한 '글꼴 디자이너' 안상수(65)의 회고전이 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14일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효준)에서 개막한 SeMA Green 2017 '날개.파티(PaTI)'전은 시각디자이너 안상수와 그가 설립한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를 초대했다. '날개'는 디자이너 안상수의 호다.

서울시립미술관이 한국 작가를 세대별로 집중 조명하는 격년제 프로젝트 SeMA 삼색전(三色展)으로 2013년 김구림, 2015년 윤석남에 이은 전시로 순수회화가 아닌 시각디자이너의 전시가 미술관에서 열리기는 처음이다.

전시는 한 사회와 문화의 기본이 되는 문자의 근본 속성을 탐구하고 디자인 교육의 미래를 살펴본다는 취지다.

【서울=뉴시스】<길 위의 멋 짓>(감독: 이미지), 비디오 스틸, <날개.파티> 전시 다큐멘터리 영상, 서울시립미술관, 2017

안상수는 글꼴 디자인, 타이포그라피, 편집 디자인, 로고 타입 디자인, 포스터 제작, 벽면 드로잉과 설치 작업, 문자 퍼포먼스, 캔버스 문자도, 실크스크린, 도자기 타일 등 다양한 형식 실험으로 ‘한글’ 작업을 해왔다.

그의 작품 세계는 ‘문자’에 내재한 여러 시각 요소를 결합하고 반응시켜 우리의 문자 지각을 공감각적으로 확장해준다. 더불어 언어의 상징 의미와 조형 체계가 분리되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안상수의 작가적 정체성은 세계에서 가장 어린 문자인 ‘한글’이라는 우리 문화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조형 언어와 디자인 작법을 만들면서 시작되었고, 단순하면서도 명료한 그만의 디자인 언어는 국내만이 아닌 세계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서울=뉴시스】SeMA Green 2017 <날개.파티>, 파티 스승의 영릉참배, 2014 (제공: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정체성은 1985년 ‘안상수체’부터 시작한다. 그전까지 한글은 한자나 영문과는 다른 원리와 형태를 지녔지만, 갑자기 찾아온 근대가 규정한 네모 틀의 경계를 벗어나지 못했던 실정이었다.

‘안상수체’는 한글을 네모 틀의 질서 속에서 해방시키고, 오랫동안 한자의 틀에 갇혀 있던 한글을 현대적으로 탈바꿈시킨 첫 시도였다. 문자를 단지 ‘언어에 종속된 기호가 아닌 인쇄된 활자가 지닌 형태적 물성’으로 파악하는 인식의 전환을 보여준다.

가장 최근의 작업 '홀려라'는 캔버스 위에 아크릴로 그린 문자도 작업이다. 디자이너 안상수는 "‘홀려라’는 ‘몰입’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며, '창의는 몸을 던져 홀려야 이뤄질 수 있다'는 'PaTI'의 정신을 담은 구호"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SeMA Green 2017 <날개.파티>, 파티 해외스승 사비나와 레나토의 색채 워크숍, 2016 (제공: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한글은 영어 알파벳처럼 ‘소리 문자’ 계열에 속하면서도, 24글자의 독특한 홀소리(모음)과 닿소리(자음) 형태로 구분되는 특징을 지닌다. '도자기 타일' 작업은 마치 악보처럼 문자를 이루는 주요 요소인 ‘소리’를 시각화한 작업으로, 한글의 자음, 모음, 받침을 정량화한 단순한 그리드 체계가 자연스럽게 배열된 도자기 타이포그라피로 선보인다.

안상수의 작품 세계 근간에 ‘한글’이 있다면,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는 ‘문자’와 ‘한글의 창조적 정신’을 중심에 둔, 가장 우리다운 교육을 찾아 실험하고 실천하는 디자인 공동체이자 교육 협동조합이다.

이번 전시에는 파티(PaTI)가 2012년 2명의 학생과 함께 시작한 예비학교를 거쳐 올해 14명의 첫 졸업생을 배출하기까지 축적해온 종합적인 성과와 기록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서울=뉴시스】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PaTI), 학교와 수업 아카이브 구성안, 혼합매체, 가변설치, 서울시립미술관, 2017

미술관 내에 워크숍 공간을 마련하고, PaTI의 스승 6명을 초청하여 관람객과 잠재적인 디자인 공동체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도록 구성했다.

'날개'에서는 1985년 고안된 안상수체의 혁신적인 면모를 살펴보고, 작가가 30여 년간 제작한 타이포그래피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분해해 악보처럼 나열한 '도자기 타일', 한글에 민화적 요소를 더해 완성한 신작 '홀려라' 등이 전시됐다.

전시 공간에서 작동하는 ‘현재의 이야기’들은 학교라는 사회, 디자인 작업물의 경제적 순환, 유기적으로 연결된 총체적 교육의 중요성 등 파티(PaTI)를 관통하는 주제를 담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권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현대사회에서 재고해야 할 교육의 방향성과 공동체적 삶에 복무하는 디자인의 미래상을 논의하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5월1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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