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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포착하다…백현주 개인전 '낭패'

2017.02.13

[머니투데이] 박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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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사성어 속 이리인 '낭패' 드로잉 작품. /사진제공=갤러리 아라리오 서울

'낭패'(狼狽)는 중국 고사에 나오는 상상의 동물로 뒷다리가 없는 '낭'이라는 이리와 앞다리가 없는 '패'라는 이리 두 마리가 서로 공생 혹은 기생하며 지내는 이야기다. 둘의 마음이 맞지 않아 떨어진 순간, '낭패를 봤다'고 이야기한다.

'낭'과 '패'가 하나로 연결돼 온전한 모습을 갖게 되는 것처럼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가 만나 합의점을 이루고 집단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담아낸 작가 백현주의 두번째 개인전 '낭패'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갤러리 아라리오 서울에서 9일부터 오는 3월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10여 점의 신작 영상과 설치작품을 만날 수 있다. 백현주 작가는 개인의 존재와 관계, 사회적 맥락을 자신만의 감각으로 해석하며 우리 주변의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포착, 작품 속에 담아낸다.

4m 높이의 구조물 '낭패'는 전시 첫날 무너져내린 뒤 직접 관객들이 자유롭게 축조해가는 형태로 작품이 완성된다. /사진제공=갤러리아라리오서울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표제작인 '낭패'다. 나무와 스티로폼, 천 등으로 만들어진 4m 높이의 구조물로 구성물들은 모두 다리가 하나 이상 모자란 형태다. '낭'과 '패'를 연상하듯 서로 기댄 채 세워진 이 구조물은 전시 첫날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다. 현장에서 '낭패'를 본 관객들은 전시장 한쪽에 있는 헬멧과 테이프, 공구 등을 활용해 구조물을 자유롭게 다시 축조할 수 있다. 관객들이 직접 서로의 '낭'과 '패'가 되면서 만드는 이 구조물은 전시 마지막 날 완성된다.

초등학교 조례시간 장면을 5분 가량 영상으로 기록한 작품 '프라이머리 파티'. /사진제공=갤러리아라리오서울

한 초등학교의 조례시간 장면을 기록한 '프라이머리 파티'(primary party) 역시 집단 속에서 개인의 모습을 담았다. 작품 속의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이미 정해진 동작들을 동시에 행한다. 누구의 지시나 구령도 없이 규율화한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개인이 어떤 방식으로 사회화해 가는지 보여준다.

'측량'은 각기 다른 보폭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걸으며 서로의 간격을 맞추고 구령을 외치며 개인이 단체로 엮이는 과정을 영상으로 담은 작품이다. 이밖에 '드로잉', '함께 부르는 노래', '9명에 다리 10개'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영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하는 백현주 작가는 로얄 멜버른 공과대학에서 미디어 아트를, 글라스고 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했다. 영국 런던 가스웍스(2016), 국립현대미술관 고양(2015)의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부산 시립미술관(2017), 아라리오뮤지엄(2015). 아르코미술관(2015) 전시 등에 참여했다. 주요 작품 소장처로는 서울시립미술관, 아라리오뮤지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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