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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올라퍼 엘리아슨 "이게 뭐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바로 예술”

2016.09.28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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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 전시 '올라퍼 엘리아슨 : 세상의 모든 가능성' 간담회에서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이 전시설명을 하고 있다. 덴마크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은 시각예술에 기반해 자연, 철학, 과학, 정치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예술의 새로운 개념과 형태를 추구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미술관 리움은 이번 전시를 28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개최한다. 2016.09.27. [email protected] 16-09-27

세계적인 설치미술가…리움서 한국 첫 개인전, '세상의 모든 가능성' 조각 설치 사진등 22점.

"당신이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바로 예술이다”

상식을 뒤집는 예술가가 서울 이태원 삼성미술관 리움에 등장했다.

현재 코펜하겐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올라퍼 엘리아슨(49·베를린 예술대 교수 )이 미술관 리움을 뜻밖의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 전시 '올라퍼 엘리아슨 : 세상의 모든 가능성' 간담회를 찾은 취재진이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덴마크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은 시각예술에 기반해 자연, 철학, 과학, 정치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예술의 새로운 개념과 형태를 추구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미술관 리움은 이번 전시를 28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개최한다. 2016.09.27. [email protected] 16-09-27

그림 전시가 아니다. 이끼, 구멍, 거울, 돌, 폭포, 안개로 '착시 효과'의 허상과 환상을 선사한다.

27일 리움에서 만난 올라퍼 엘리아슨은 엉뚱한 작품과 달리 진지하고 철학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그가 입을 떼자 그동안 고정적인, 불변의 진리가 안개같은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했다.

엘리아슨은 먼저 "미래가 문화에 달렸다"며 "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피력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미술관이 중요한 장소라고 생각한다"며 "의회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동의하는 것과, 아닌것을 공유하는 것. 미술관이라는 문화적인 기제가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함께 서로와 연결되고 서로와 다른점을 연결하는 점을 공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 전시 '올라퍼 엘리아슨 : 세상의 모든 가능성' 간담회를 찾은 취재진이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덴마크 작가 올라퍼 엘리아슨은 시각예술에 기반해 자연, 철학, 과학, 정치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예술의 새로운 개념과 형태를 추구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미술관 리움은 이번 전시를 28일부터 내년 2월 26일까지 개최한다. 2016.09.27. [email protected] 16-09-27

엘리아슨은 자신의 작품을 통해 "미술관이 미래를 공동으로 만들어내는 장소가 될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세상의 모든 가능성'을 타이틀로 한 것은 지난 30~40년 한국 현대사가 결합되면서 국제적인 관점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기회를 나에게 주고, 또 오늘날 우리가 문화의 세계에 공포를 가지고 있는 것, 무의식 상태의 감정을 보여주기 위한 전시"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전시를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 감정이 어디에서 온 것인가, 감정을 가지고 있었던, 그 이전의 감정이 어떤 모양일까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작품은 착시효과의 극대화다. 물, 바람, 이끼, 돌과 같은 자연요소와 기계로 만들어진 유사 자연 현상, 빛과 움직임, 거울을 이용한 착시효과, 다양한 시각 실험이 특징이다.

【서울=뉴시스】자아가 사라지는 벽 2015 스테인리스 스틸 거울I 강절, 목재 가변크기 각 모률: 50 x 50 x 50 cm 16-09-27

엘리아슨은 "'이게 뭐지?'하는 순간이 내 작품의 의미"라며 "작품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관람객 스스로의 나 자신, 나의 존재를 확인하게 하는게 내 작품"이라고 말했다.

전시장에서 처음 만나는 작품은 '이끼의 벽'이다. 아이슬란드의 노란색의 순록 이끼를 한쪽 벽에 설치한 작품은 먼저 냄새로 생김새로 유혹한다.

만져보면 푹신푹신 기분좋은 느낌을 선사하는 이끼는 도대에 '이게 뭘까' 하는 생각이 발목을 잡는다. 과연 이것이 미술관에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도통 감이 안잡히지만, 그의 말처럼 "미술관은 미술을 아는 사람만 오는 것이 아니라, 미술을 잘 모르는 사람이 와서 그런 생각을 공유하는 장소"라는 측면에서는 이해가 가기도한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설명할때마다 이야기가 바뀐다고 했다. 그 이유는 "모두 과정속에 있기 때문"이라며 "언어능력도 관계에 따라 변화하고, 그 어떤 것고 절대 고정된게 아니다"고 했다. "항상 의심을 품고, 의심과 회의라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 유용한 자원"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무지개 집합 2016 스포트라이트I 물, 노즐 목재l 호스, 펌프 가변크기 16-09-27

어릴적 "아름다운 것은 측정이 불가능하다. 성공하기를 원한다는 측정할수 있는 정량화 될수 있는 것을 추구하라"는 주변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자신의 선택을 믿고 기다려준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고 했다.

중력과 자연의 순리를 거슬러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뒤집힌 폭포'가 시끄럽게 소리를 내는 전시장은 착시의 천국이다.

거울 같은 광택을 낸 마름모꼴의 스테인리스 스틸 판과 그것의 반영이 만들어 내는 만화경과 같이 이미지들이 펼쳐지는 '자아가 사라지는 벽', 원의 중심에 동일한 크기의 원을 직각으로 놓음으로써 만들어지는 올로이드(oloid)라는 기하학적 형태에 반짝이는 삼각형의 황동 판들을 중첩하고, 중심에 전구를 설치하여 신비로운 빛을 반사하는 '사라지는 시간의 형상', 검은 바탕에 1000여 개의 유리구슬로 이루어져 우주에서 관찰되는 성운(星雲)을 연상하게 하는 '당신의 예측 불가능한 여정'이 펼쳐져 있다.

압권은 전시장 2층이다. 검은 공간에 안개속 무지개는 경험해볼 만하다. 지름 13m에 달하는 원형 구조물에서 분사되는 물방울과 천장의 조명기구의 빛으로 만들어지는 무지개를 감상할수 있다. 일명 '무지개 접합'으로 물방울 안개속에 들어가면 주위가 무지개로 둘러져쳐 환상의 오로라를 만난 것 같은 착시를 준다. 이 또한 결국 내가 봐야 보이는, 내가 보는 것이기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뉴시스】환풍기, Ventilator 1997 선풍기, 전선, 케이블 가변크기 Collection: The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 김현수 16-09-27

올라퍼 엘리아슨은 아이슬란드와 덴마크에서 성장, 덴마크 왕립 미술 아카데미에서 수학했다. 1995년 베를린으로 이주해서 스튜디오 올라퍼 엘리아슨을 설립했다. 현재 90여 명의 기술자, 전문 테크니션, 건축가, 아키비스트, 관리자, 프로그래머, 미술사가, 요리사 등이 스튜디오에 소속되어 있다.

2003년 제50회 베니스비엔날레 덴마크 국가관을 대표했으며, 같은 해 런던 테이트 모던의 터바인 홀에 '날씨 프로젝트'를 설치했다. 2007년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이 기획한 '서두르지 마세요: 올라퍼 엘리아슨'전은 2010년까지 뉴욕 현대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장소에서 열렸다. 예술의 사회적 실천에 대한 관심 속에서 기후, 환경, 난민 문제 등과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온 올라퍼 엘리아슨은 이러한 공로로 2016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작가’로 ‘크리스탈 어워드’를 수상했다.

이번 전시에 대해 올라퍼 엘리아슨은 "내 작품은 세상과 세상에 대한 우리의 감정이 끊임없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며 "나는 사람들이 내 작품을 통해 세상과 관계 맺고, 세상 안에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으면 한다. 예술 작품은, 우리 내면에 있는, 그러나 아직 말로 표현되지 않은 감정을 반영하는 거울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전시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하찮게 시작한다. 거대하고 높은 리움 미술관으로 들어서면 천장에 매달린 '선풍기 머리'가 미친듯이 움이고 있다. 그냥 지나치기 마시길. 올라퍼 엘리아슨의 '환풍기'라는 작품이다. 미술관에서 우아 떨 필요없다는 전시다. 2017년 2월 26일까지. 관람료 8000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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