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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즐겁게 그림에 몰입하다보니 벌써 100세"

2016.03.17

[뉴스1]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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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작가 © News1

김병기 개인전 '백세청풍: 바람이 일어나다' 25일 개막.

"내가 100세까지 살았다고 오늘의 만남이 건강비결을 묻는 자리가 아니길 바랍니다. 내 그림과 미술을 둘러싼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즐겁고 앞으로도 그리고 싶습니다."

김병기(100) 화백은 16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시대의 미학으로 한국인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것이 과제"라며 이같이 말했다.그의 개인전 '백세청풍: 바람이 일어나다'가 오는 25일부터 5월1일까지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 이후 새롭게 작업한 작품과 미공개작을 포함해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김병기의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김병기는 이번 개인전의 신작을 위해 새벽 3시까지 왕성하게 작업했다고 알려졌다. 그는 "92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한 피카소는 영감이 밤에 떠올라서 밤새 그림을 그렸다" 며 "나도 젊었을 때는 밤에 주로 그렸지만, 이번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밤새 그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9시쯤 가정부가 깨우면 식사를 하고 다시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1916년 평양에서 태어난 김병기는 일본으로 건너가 도쿄 아방가르드 양화 연구소에서 추상과 초현실주의를 접했다. 그는 이곳에서 함께 공부한 김환기(1913~1974년), 유영국(1916~2002년) 등과 함께 한국 추상미술을 개척했다.

한국 현대미술사의 살아있는 증인인 그는 남북한에서 미술계의 기틀을 잡는 역할을 해왔다. 일본에서 귀국 후 북한 북조선문화예술총동맹 산하 미술동맹 서기장을 지냈으며 한국전쟁 직전인 1948년 월남해 한국문화연구소 선전국장과 종군화가 부단장을 역임했다. 또한, 서울대에서 그림을 가르치고 서울예고 설립 당시 미술과장을 맡았다.

그는 1965년 제7회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커미셔너 자격으로 참석해 귀국하지 않고 홀연 도미해 50여 년간 미국에서 활동했다. 그의 작품은 추상과 구상, 동양과 서양, 자연과 문명, 정신과 물질, 그리고 전통과 현재 등 이분법적인 경계를 가로지른다.

그는 이번 전시의 화두를 '완성으로서의 미완'을 꼽으며 노장철학의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를 거론했다. "도를 도라고 부르면 도가 아니게 되듯 정신은 양식을 찾을 때까지 살아 있지만 일단 양식을 찾게 되면 휘발돼 사라진다"며 "정신은 낡아빠진 양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양식을 찾으려고 왕성하게 활동한다. 그것이 바로 내가 살아온 과정"이라고 말했다.

가나아트센터 관계자는 "아픈 몸으로 침대에서 연명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살면서 100세를 누렸다는 것 자체가 참된 복"이라며 "앞으로도 작품활동을 계속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병기 개인전 (사진제공 국제갤러리)

김병기 개인전 (사진제공 국제갤러리)

김병기 개인전 (사진제공 국제갤러리)

박정환 기자(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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