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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팔순 '전위예술가' 김구림, 46년전 '잔디 태우는' 퍼포먼스 재연

2016.03.11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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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천관 30주년 특별전' 기념 행사,18일 오후 1시 과천야외조각장서.

팔순의 '전위예술작가' 김구림화백이 1970년에 했던 퍼포먼스를 재연한다.

'현상에서 흔적으로- 불과 잔디에 의한 이벤트' 를 46년만에 다시 선보이는 것. 잔디를 태우는 ‘행위’와 불타는 ‘현상’, 그 ‘흔적’을 예술로 수용한 대지를 보여주는 한국 초기 아방가르드 미술의 충격적인 첫 시도였다.

1970년 4월 11일 한강 살곶다리 부근에서 잔디를 불로 태워 삼각형의 흔적을 남긴 이 작품은 김구림의 대표적인 대지미술로 기록됐다.

한강변 경사진 둑에 지그재그 선을 그어 7개의 삼각형을 만들고 그 모양에 따라 차례로 불을 질러 까맣게 탄 삼각형 4개와 불에 타지 않은 푸른 잔디 삼각형 3개를 남긴 작업이다. 태우는 행위와 과정에서 불에 검게 그을린 잔디와 그렇지 않은 곳의 선명한 차이를 ‘현상’으로 드러낸다. 하지만 새싹이 돋고 자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 차이는 점차 흐려져 ‘흔적’을 남기거나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작가는 불로 태운 곳에 새순이 파랗게 자라는 자연변화 과정을 통해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생명 순환 과정을 담아내고자 했다. 이에 따라 제목도 ‘현상에서 흔적으로’라고 붙이게 되었다. 작업의 결과로 태워진 삼각형 4개와 타지 않은 삼각형 3개는 죽음과 탄생, 음과 양의 개념을 드러낸다.

2012년 영국 테이트모던 미술관 ‘A Bigger Splash : painting after performance’ (부재 : 퍼포먼스 이후의 회화)전에 초대되어 화제가 된 김구림화백은 '한국의 대표 전위미술가'로 유명세를 탔다. 이후 국내외에서 개인전이 잇따라 열리는등 나이 일흔이 넘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1958년 첫 개인전을 연후 한국미술현대미술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그는 '이단아'로 불린다.1969년 실험그룹인 '제4그룹'을 결성하고, 한국현대사회의 기성문화를 비판한 해프닝 '콘돔과 카바마인', 기성문화를 비판한 해프닝 '기성문화예술의 장례식'과 제1회 '한국미술대상전'에서 경복궁 미술관을 흰 베로 감는 작업과 같은 일련의 퍼포먼스러 충격을 선사했다.

뿐만 아니라 기성영화의 틀을 깬 한국 최초의 전위영화 '1/24초의 의미'와 '무제', 최초의 라이트 아트인'공간구조 69' 문명사회에서 미디어의 문제를 다룬 최초의 메일아트 '매스미디어의 유물'과 한국 최초의 대지예술인 '현상에서 흔적으로'(1970)를 발표했다.

연극과 영화, 무용의 무대미술과 연출활동까지 장르를 초월하며 줄곧 한국 현대미술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던 그는 1980년대 중반 자신의 입지를 과감히 떨쳐버리고, 시대정신과 감수성을 찾아 미국으로 건너가 끊임없이 새로운 실험을 추구해왔다. 1990년대부터 음양사상을 기초로 한 다양한 세계의 조화와 통합을 모색하는 작품활동을 통해 현대문명사회에 대한 예술적 비판과 작가적 성찰을 펼치고 있다.

오는18일 오후 1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야외 조각공원에서 열리는 이번 퍼포먼스는 '과천관 30년 특별전'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다.

한편,'과천관 30년 특별전'은 상반기부터 연중 열리고, 8월에는 과천관 전관을 활용한 본 전시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 전시는 미술관 소장품에 대한 다각적이고 심층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현대미술작품이 제작, 유통, 소장, 활용, 보존, 소멸, 재탄생되는 과정과 그 시대적 맥락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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