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임옥상 작가 “한반도 '적화통일' 그렸다고 매도당했다"

2016.02.11

[머니투데이] 김지훈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임옥상 작가가 3일 서울 가나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2: 리얼리즘의 복권' 전에 전시된 그의 1980년작 유화 '땅 4' 앞에서 작품에 얽인 사연을 들려줬다. /사진=김지훈 기자

1980년작 유화 '땅4', '한반도 적화통일 묘사'라는 이유로 군사정권에 몰수…'공안 비평' 비판도.

"내 그림에 빨간색이 많아서 1980년대 당국이 그림을 몰수했는데, '한반도의 적화통일'을 그렸다는 것이 몰수의 이유였다." (임옥상 작가·66)

임 작가는 1980년대 민중미술의 기수로 통한다. 임 작가의 대표 작품인 1980년 작인 '땅 4'는 녹색 경작지를 파고든 적색 땅의 속살을 강렬한 대비로 표현했다.

임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상처, 진실과 같은 것들을 표현하려 했지만 오해를 샀다"며 "교수로부터는 '너 이거 사실 전두환 그린 것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임 작가는 "'한반도의 적화통일을 그렸다'는 당국의 몰수 배경을 유홍준 선생에게 전했더니 그로부터 '뛰어난 안구적 상상력'을 발휘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1980년대 평단에서 민중미술 조명에 힘을 쏟았던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는 당시 정권에 '공안 비평'이라며 비판했다.

1950년 충남 부여 출생인 임 작가는 서울대학교 회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앙굴렘미술학교를 거쳐 민중미술·공공미술 등에 천착했다.

'흙과 생명'은 그의 예술세계에 오랜 시간 던져진 화두다. 임 작가는 "시골 사람들과 접점이 없었다"며 "어떤 분은 '회화과'를 다녔다고 하니 '영어 회화를 잘 하겠다' 이럴 정도였고, 그림을 그렸는데 아무도 보지 않고 볼 수도 없는 그런 일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상한 공부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림을 싹 바꿨고, 그러면서 오늘의 내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임 작가는 오늘의 작가들은 과거보다 멀리플레이어의 자질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다. 자본의 입김이 강해진 미술계에서 자본과 힘겨루기를 하면서도 독창적 예술세계를 펼쳐나가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됐다는 것.

그는 "오늘의 작가는 자본의 필요성, 자본의 억압에 대해서 어떻게 살아가느냐 하는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다"며 "그런 지점에서 고민이 많고, 작품의 생산부터 작품의 평까지 전 과정을 자신이 챙기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시대가 됐다"고 했다.

지난달 28일부터 오늘 28일까지 가나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는 '한국 현대미술의 눈과 정신 2: 리얼리즘의 복권' 전에는 유화 '땅 4' 등 과거 그의 민중미술 작품이 전시됐다.

민중미술은 1980년대 진보적 미술인들을 중심으로 일어났던 미술변혁 운동이자 사회변혁 운동. 시대와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진정한 면모에 천착한다는 의미에서 리얼리즘과도 접점을 맺는다. 1980년대 386세대의 대두와 맞물려 지나친 이념화 노선을 걸었다는 비판도 받는다.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