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컨텐츠바로가기
주메뉴바로가기
하단메뉴바로가기
외부링크용로고

People슬픔에 잠긴 카슈미르를 일깨우는 히말라야의 바람

2016.01.11

[머니투데이] 김유진

  • 페이스북
  • 구글플러스
  • Pinterest

서울 종로구 부암동 라카페갤러리에서 오는 15일부터 6월29일까지 열리는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 '카슈미르의 봄'에 전시된 사진. /사진제공=라카페갤러리

서울 종로구 부암동 라카페갤러리, 박노해 시인 10번째 전시 '카슈미르의 봄'

만년설이 빛나는 히말라야 산맥 아래, '아시아의 알프스'라 불리는 곳이 있다. 무굴제국의 4대 황제 제항기르가 "지상에 낙원이 있다면 카슈미르가 바로 그곳"이라고 했던 곳, 카슈미르의 이야기다.

카슈미르는 수천 년간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해 온 문명의 교차로이자 다양한 인종과 종교가 어우러진 평화의 땅이었다. 그러나 1947년 시작된 인도와 파키스탄의 영토 분쟁으로 눈물의 땅이 되어버렸다.

지금은 인도군의 탄압 속에 독립의 저항을 이어가며 절망 속에서도 한 그루 희망의 나무를 심는 사람들이 살고있는 곳. 카슈미르의 풍경과 그 안에 녹아든 사람의 이야기를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 산길을 걸어 올라가면 등장하는 라 카페 갤러리에서 오는 15일부터 6월29일까지 열리는 박노해 카슈미르 사진전 '카슈미르의 봄'이 열린다. 카페 내부에서 열리는 전시인 만큼 관람료는 무료다.

전시가 열리는 라 카페 갤러리는 생명과 평화, 나눔의 세계를 열어간다는 목표로 만들어진 비영리 사회단체 '나눔문화'가 운영하는 대안 문화공간이다. 탁 트인 카페 공간에서 북악산을 배경으로 차를 한 잔 마시며 깊은 숨을 쉬어갈 수 있는 곳이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 라카페갤러리에서 오는 15일부터 6월29일까지 열리는 박노해 시인의 사진전 '카슈미르의 봄'에 전시된 사진. /사진제공=라카페갤러리

"만년설 산에서 불어오는 시린 바람에 붉은 볼의 아이들이 나무를 심으러 간다. 가난과 공포와 총칼의 공기를 가르며 자신들이 살아갈 희망의 나무를 심으러 간다. 3월의 빈 가지에 첫 아몬드 꽃이 필 때, 나는 새로운 세상이 걸어오는 소리를 듣는다.

"만년설 산의 가장 높은 오두막집에서 엄마가 저녁밥을 지으며 노래를 불러준다. '딸아 사랑은 불 같은 것이란다. 높은 곳으로 타오르는 불 같은 사랑. 그러니 네 사랑을 낮은 곳에 두어라.'"

노동자 출신으로 '노동의 새벽' 등 시집을 출간했고, 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사노맹)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가 8년 동안 복역한 뒤 전 세계를 여행 다니며 생명과 평화를 위한 길을 찾는 박노해 시인의 문장이 사진과 함께 마음을 울린다.

1993년 '정신으로서의 사회주의는 지켜져야 하지만 현실 체제로서의 사회주의는 잘못됐다'는 성찰과 함께 출소한 그는 카메라를 들고 아프리카와 중동, 중남미 등 빈곤과 분쟁의 현장을 누볐다. 박 시인은 사진을 '빛으로 쓴 시'라고 표현하며 아꼈다. 이번 전시는 그의 10번째 전시다.

"고요한 달 호수에 여명이 밝아온다. 슬픔에 잠긴 카슈미르를 비밀스레 일깨우는 바람이 히말라야 설산에서 불어올 때, 가만가만 노 젓는 소리가 음악처럼 들려온다. 우리들 고통과 슬픔은 끝이 없겠지만 우리들 사랑과 희망 또한 끝이 없으니. 오늘도 새로운 태양이 처음인 듯 떠오르고 오늘도 새로운 생(生)이 첫마음의 길을 간다." 02-379-1975.

[email protected]

최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