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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방송의 강렬한 체험 작품으로"…임민욱 개인전 '만일의 약속'

2015.12.03

[뉴스1]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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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욱 개인전 '만일의 약속' © News1

"저는 방송을 통해 3번의 강렬한 체험을 얻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의 장례식 생중계, 이산가족을 찾는 방송, 백남준의 미디어아트 '굿모닝 미스터 오웰'입니다. 이 모두가 '남북분단' 체제라는 시대적 '흐름'에서 돌출된 사건이며 이번 개인전의 소재들입니다."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 미디어설치 작가 임민욱(47)은 1일 서울 중구 플라토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 '만일(萬一)의 약속'전 기자간담회에서 "전시를 통해 유유히 흘러가는 역사적 흐름 속으로 소리 없이 사라져 가는 것을 환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임민욱의 개인전 '만일(萬一)의 약속'은 오는 3일부터 2016년 2월14일까지 플라토미술관에서 열린다. 그는 '남북 분단' 상황에서 한국 사회에서 마모된 삶과 기억을 퍼포먼스와 다큐멘터리가 결합한 독특한 방식으로 담아왔다.

이번 전시회에선 신작과 대표작이 함께 선보인다. 신작은 △시민의 문 △허공에의 질주 △만일의 약속 등이다.

임민욱 작가 © News1

개인전과 같은 제목이기도 한 '만일의 약속'(2015)은 1983년 ‘이산가족찾기’ 프로그램을 소재로 만든 영상 작업이다. 임민욱 작가는 "가족이란 공동체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방송 화면에서 짧게 비치던 이산가족과 사연판의 영상을 편집 작업했다"며 "시간 없이 긴급하게 흩어지던 이산가족의 얼굴을 초상화처럼 담아냈고 분할화면 기법을 써서 편집했다"고 말했다.

로비 공간에 자리하고 있는 '시민의 문'(2015)은 옆면이 생략되고 열려 있는 채 음악이 흘러나온다. 임 작가는 "운전할 때 듣는 교통방송을 떠올렸다"며 "로댕의 '지옥의 문'과 대비되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통일등고선'(2015)은 분단국가의 작가로서 남북분단과 이산가족에 대한 작가의 인식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미 '절반의 가능성'(2012)에서부터 남북한 사람들의 눈물을 질문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공동체에 대한 감각을 사유한다.

'허공에의 질주'(2015)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에 그리움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이산가족찾기’ 촬영현장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자연의 일부로 변형한 미디어 장치들은 새로운 생명력을 부여받은 애니미즘적 상상력의 산물이고 경계를 넘는 가능성의 세계를 재연한다.

임 작가는 "과거 작품에서 중력을 거슬러 흐름을 회복하고 시간의 한계를 넘어서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포터블 키퍼'(2009-)에서 바람과 같이 보이지 않는 것을 이동시켜 흐름을 만들어 내는 프로펠러나, 창공을 가르고 비상하는 새의 깃털로 이뤄져 있다.

또 전시 프로그램으로 ‘아티스트 토크’와 2015 부산국제영화제 출품작 '가족'을 상영하는 ‘플라토 스크리닝’ 등이 준비된다.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교수로 재직 중인 임민욱은 1990년대 말부터 공동창작으로 설치·비디오·퍼포먼스·출판·교육 등 전방위적 활동을 전개해 한국미술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화여대 서양화과와 프랑스 파리 국립고등조형예술 학교를 졸업한 그는 광주 비엔날레, 이스탄불 비엔날레, 리버풀 비엔날레 등에 참여했으며, 제7회 에르메스 미술상(2007), 제1회 미디어 아트 코리아상(2010),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2012) 앱솔루트 어워드상(2014)을 받았다.

이번 개인전을 주최한 플라토미술관의 안소현 부관장은 "남북분단 등 현실 문제에서 출발하면서도 과거에 본 적이 없는 조형물로 균형 있게 표현했다"며 "광복 70주년을 마감하는 시점에 개최하는 '만일의 약속'전은 예술적 상상력을 통해 한국현대사를 다시 돌아보며 진지하게 성찰해 볼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2000~3000원. 문의 1577-7595.

임민욱 개인전 '만일의 약속' 전시전경 © News1

임민욱 개인전 '만일의 약속' 전시전경 © News1

박정환 기자(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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