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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아흔두살 화가 문학진, 사반세기만에 다시 현대화랑 전시회

2015.10.06

[뉴시스] 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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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진 '정물' (53×65.1㎝, 캔버스에 오일, 1982) 2015-10-02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인 문학진(91·서울대 미대 명예교수) 화백이 서울 사간동 현대화랑에서 26년만에 개인전을 연다.

7일 개막하는 전시회는 문 화백과 현대화랑 박명자(72) 회장에게 의미가 크다. 1960년대 반도화랑에서 인연을 맺은 이래 55년의 세월을 녹이고 있다. 반도화랑 점원이었던 박명자 회장은 국내 굴지의 화랑 주인이 돼 문 화백을 초대했다.

박 회장은 "반도화랑 근무 시절 박수근, 손응성, 윤중식 화백 등과 함께했던 많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작가가 문 화백"이라며 "5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고 구순을 넘긴 연세이지만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문 화백의 전시를 현대화랑에서 열수 있어 매우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문 화백은 1950년대 국전의 아카데믹한 화풍에서 벗어난 추상형식을 도입한 한국 미술교육 1세대다. 1955년 국전에서 문교부장관상을 수상했고 국전 심사위원과 중앙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1971년 국전 초대작가상, 1989년 대한민국 예술원상, 1995년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1989년 현대화랑 개인전 이후 오랜만에 현대화랑으로 나들이하는 문 화백은 이번 전시에서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작품 30여점을 선보인다.

제자들과 미술평론가들도 반색을 한다. 서울대 제자이자 국내 추상회화의 원로인 윤명로 화백은 "대학시절 문학진 선생으로부터 침묵을 배웠다"며 "은둔자적인 선생의 침묵이 작품에서나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가를 깨닫고 있다"며 스승처럼 '침묵의 화가'의 길을 걷고 있다.

문학진 '화실에서' (130×130㎝, 캔버스에 종이와 아클릴릭, 2004) 2015-10-02

문 화백은 1983년 정년을 앞두고 건강상의 이유로 교수직을 내놓고 스스로 은둔의 생활을 택했다. 동해 바다와 설악 준령을 호흡하면서 작품에 몰두했다.

50년대에서 70년대에까지는 소녀를 모델로 한 인물화와 화병, 과일, 꽃다발 등 정물이 작품 소재의 중심을 이룬다. 70년대로 넘어오면서 화면은 몽환적이 됐다. 기물들은 형태를 겨우 알아볼 수 있을뿐 전체의 모양은 이미 안으로 잠식돼 암시적으로만 파악될 뿐이다.

변화는 있는 듯 없는 듯 계속됐다. 90년대 이후 심연 속에 잠겼던 정물화, 사물들은 다시 존재감 있는 형태를 보이기 시작했다. 2000년대 신작은 캔버스에 유채나 아크릴이 주 매체로 일관되던 것에서 탈피, 종이 위에 색종이의 콜라주로 이뤄진다는 차이를 보인다.

미술평론가 오광수는 "탁상의 정물이나 소녀의 모습은 근작에서도 소재의 중심을 이룬다"며 "이 소재들의 현전이 초기에서나 중기에서처럼 서서히 떠오른 것이 아니라, 마치 봄날 순식간에 꽃이 활짝 열리듯 선명한 생명감으로 아우성치듯 그렇게 떠오르는 것이 특징이다. 그것은 삶을 노래 부르는 분명한 현상"이라고 봤다. 피카소와 브라크의 입체파 같은 그림이다. 전시는 31일까지. 02-2287-3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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