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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작가상' 시상에 가짜 작가 등장?

2015.10.08

[뉴스1] 박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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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배우가 '올해의작가상2015' 수상한 오인환을 대신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 News1

"상 받았는데 당연히 기쁘죠."
오인환(50) 작가가 지난 6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올해의 작가상' 시삭에서 수상소감을 서둘러 말하고 단상에서 내려가려 했다. 사회자가 그를 불러세우며 "별로 기뻐하지 않는 것 같다"며 몇가지 질문을 더 던졌다.

그는 "올해의 작가상에서 올해가 무엇인지, 작가상을 작가는 누구인지 생각해봤다"며 동어반복적으로 대답했다. 행사 관계자가 급하게 뛰어오더니 단상 아래에서 팔을 뻗어 'X'자를 그리며 사회자를 제지시켰다.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2015 올해의작가상'에서 오인환 작가는 '사각지대 찾기'라는 전시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오 작가는 본인이 참석하지 않고 대역배우가 수상 소감을 말하게 했다. 그는 김기라(41), 나현(45), 하태범(41) 등과 함께 '올해의 작가상' 최종후보 4인에 올라 '사각지대 찾기'를 지난 8월4일부터 서울관에서 선보였다.

대역배우는 오인환의 역할을 소화했다. 그는 다른 최종후보들과 함께 언론보도용 기념촬영에 임하거나 시상식에 참가한 미술계 관계자들과 환담을 나눴다. 그러나 그는 시상식이 끝나자 리셉션장에 가지 않고 짐을 챙기며 행사장을 떠날 준비를 했다.

"오인환 본인이 맞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역배우는 "당연히 가짜"라며 "시상식까지 마쳤으니 이제 내 역할이 완전히 끝났다"고 대답했다. 그는 이름을 밝히지 않고 자신을 "40세 연극 배우"라고 소개했다. 또 "내 역할 또한 이번 전시의 일부"라며 "수상소감은 호명되고 나서 단상으로 올라가면서 즉흥적으로 떠올렸다"고 덧붙였다.

대역배우는 수상소감에서 "작품을 만들면서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드물었다"며 "얼마든지 내 의도와 다르게 전달될 수 있는데 심사위원들께서 작품을 잘 읽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때 내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했었다. 오늘의 계기로 더욱 정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역배우는 '2015 올해의작가상' 최종후보 4인이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영상물에도 오인환 역으로 출연했었다. 대역배우가 연기한 이 영상물은 다른 후보의 영상물과 함께 상영되고 있다. 지난 8월4일 최종후보 4인 전시회 기자간담회장에는 오인환과 대역배우 모두 불참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오인환 작가가 시상식 당일까지도 본인이 참석할지 대역배우를 내보낼지 수시로 얘기가 바뀌었다"며 "시상식마저도 대역배우가 나타날지 예상 못했다.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난감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작가가 비사교적인 성격이고 그의 작품이 체제비판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신변 노출을 꺼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인환은 2011년 가헌신도리코재단이 주최한 '제1회 신도 작가지원 프로그램 작가선정 인증서 수여식'에 참석하는 등 외부활동도 계속해왔다.

이번 해프닝은 수상작 '사각지대 찾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사각지대'란 군대 은어인 '짱 박히다'를 순화한 표현이다. 그는 이번 전시에서 공적 공간에서 타인의 시선을 피해 휴식을 취하는 과정과 비결을 수집했고, 그 결과를 사회·문화적 맥락으로 확장했다.

전시장에는 군대 전역자 10명이 사각지대에 숨었던 경험을 담은 인터뷰가 대형TV에서 흘러나오고, 이들의 발언에서 선별한 문구를 전시장 벽면에 분홍색 테이프로 적어놓았다.

한편, 심사위원단장을 맡은 마이클 고번 LA카운티미술관장은 "오인환은 공적 영역에서 개인이 겪는 자유의 갈망을 잘 표현했다"며 "묵직한 주제를 아주 단순한 소재인 핑크색테이프, 단순한 인용문, 비디오 인터뷰만으로도 완벽하게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올해의 작가상 2015' 수상자로 선정된 오인환의 '사각지대 찾기'는 오는 11월1일까지 서울관에서 열린다. 가격 4000원. 문의 (02)3701-9500. 다음은 주요 전시 이미지다.

오인환, '나의 사각지대 - 도슨트' (사진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오인환, '상호감상체계' (사진제공 국립현대미술관)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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