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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uble'尹 시장 뒤늦은 정부압박 고백'…세월오월 전시불가 재조명

2016.11.15

[뉴시스] 류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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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배동민 기자 = 8일 오전 광주 동구 남동 메이홀 갤러리 4층에서 홍성담 작가가 기자회견을 열고 2014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광주정신전에 출품할 걸개그림 '세월오월'의 원본을 공개했다. 홍 작가가 박근혜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풍자한 부분에 대해 수정 요구를 지시하고 작품 전시를 불허했던 광주시 행정부시장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2014.08.08 [email protected] 14-08-08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홍성담 작가의 '세월오월' 작품 전시불가 배경에 "정부의 입김이 있었다"는 윤장현 광주시장의 뒤늦은 고백에 2014년도 광주비엔날레 당시의 상황이 재조명받고 있다.

◇세월호·광주 5월·대통령 허수아비 풍자…'세월오월'

민중화가로 불리는 홍 작가는 지난 2014년 광주비엔날레 창설 20주년 특별전으로 기획된 '광주정신전'에 세월호 참사를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연계해 묘사한 작품 '세월오월'을 출품한다.

가로 10.5m, 세로 2.5m의 대형 걸개그림인 작품은 광주비엔날레 개막(9월5일) 한달여를 앞둔 8월8일부터 광주시립미술관 1층 로비와 9배 크기로 리프린팅한 그림이 광주시립미술관 벽면에 게시될 예정이었다.

작품에는 5·18 당시 활동했던 시민군과 주먹밥 아줌마가 '세월호'를 바다에서 들어 올리면서 승객들이 안전하게 탈출하고 모세의 기적처럼 바다가 갈라지는 모습과 노란색 비옷을 입고 유모차를 앞세운 시민들이 '가만있지 마라'라는 펼침막을 들고 세월호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모습이 묘사됐다.

한쪽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의 조종을 받는 허수아비로 묘사한 부분이 포함돼 있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 문창극 전 국무총리 지명자 등이 웃고 있는 모습도 담았다.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의미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로봇 물고기로 형상화해 묘사했으며 전두환 전 대통령과 대선에 개입한 국정원을 비판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홍 작가 "문화탄압 받았다" 폭로

세월오월 작품 전시불가 논란은 전시 이틀여를 앞둔 8월6일 홍 작가가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면서 불거졌다.

당시 홍 작가는 "광주시 고위관계자들이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비서실장, 이건희 회장을 지워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계급장을 떼고 선글라스를 벗겨라' '누가 홍 작가를 작가로 선정했냐' 등 큐레이터들을 통해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워낙 압력이 강해 이 작품이 걸릴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 같다"며 "작가에게 작품을 고치라고 압박하는 공무원들의 행태를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후 홍 작가는 작품 중 일부를 수정했고 지역 미술인들은 광주시의 행태에 대해 강하게 비난했다.

하지만 광주시와 광주비엔날레재단, 광주시립미술관은 '세월오월' 작품만 전시유보 결정을 내린 채 '광주정신전'을 강행했다.

이에 따라 홍 작가와 광주정신전에 작품을 출품했던 이윤엽, 홍성민 화가 등이 자신의 작품을 전시 중에 철거하며 강하게 항의했다.

반발이 확산되자 광주비엔날레재단의 이용우 대표이사는 사퇴의사를 밝혔고 홍 작가도 8월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시하지 않겠다"고 최종 통보했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11일 오후 광주 북구 광주시립미술관 전시실에서 이윤엽 작가가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시에 걸릴 '대추리에서 세월호까지'작품을 자진 철거하고 있다. 이 작가는 최근 광주비엔날레측이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걸개그림 '세월오월'의 작품에 대해 전시 유보 결정을 하자 항의하기 위해 작품을 철거키로 결정했다. 2014.08.11. [email protected] 14-08-11

결국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임시대표이사 체제로 2014광주비엔날레를 치렀으며 폐막이후 인적쇄신 등 개혁이 이뤄졌다.

이후 홍 작가의 작품 전시무산 사실은 세계에 알려졌고 대만에 이어 세월호 참사 1주기, 독일 베를린 등에서 전시됐다.

◇'전시불가' 결정이 광주시장의 뜻?

당시 광주시가 전시불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홍 작가는 "광주시보다 윗선의 입김이 있었던 것 아니겠느냐"며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윤 시장과 홍 작가는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고 지역의 원로 문화인들을 비롯해 시민단체와 5월단체 등도 광주시장에게 "전시를 해야 한다"고 설득을 했지만 최종 전시불가가 결정됐기 때문이다.

또 광주비엔날 창설의 주역 이용우 대표이사도 2014광주비엔날레 개막 이틀을 앞둔 9월3일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예술인의 보호를 위해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힐 뿐 내막에 대해 말하지 않아 의혹을 가중시켰다.

이 전 대표는 세월오월 작품 전시유보 결정이 내려지자 "홍 작가의 그림이 못 걸릴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윤 시장 뒤늦게 커밍아웃…지역 문화계 분통

윗선의 압력 의혹이 해결되지 않은 채 이 전 대표의 사퇴로 일단락 됐던 세월오월 작품 전시불가 논란은 최근 한 매체의 "세월오월 작품 이후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졌다"는 보도와 윤 시장의 "문체부 차관의 압력을 받았다"는 뒤늦은 고백으로 새국면을 맞았다.

지역 문화계는 이를 놓고 "윤 시장의 행태는 '문화수도 광주'라는 이미지에 먹칠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홍 작가는 "친했던 윤 시장이 뒤늦게 고백을 해줘 의혹은 어느정도 해소됐지만 문체부 차관보다 더 윗선의 지시가 있었지 않겠느냐"며 "전시를 다시 할 수 있도록 광주시가 나서야 하고 윤 시장이 공개사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당시 국내 전시를 하지 못했지만 이같은 사실이 세계에 알려지면서 2015년 베를린에서 열린 '금지된 그림'전에 초대 받아 전시를 했다"며 "하지만 당시 작품 운송을 맡았던 업체가 운송을 하지 못하겠다고 통보해 베를린까지 가서 현장에서 그림을 직접 그렸다. 좌파로 찍힌 작가 하나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고 얼마나 많은 힘이 작용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후를 밝히기 위해서라도 당시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해 윤 시장에게 압력을 넣은 문체부 차관 등을 명예훼손,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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