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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년전 시작된 이야기다. 남성 화가들이 약진하던 시대에 어깨를 나란히 했던 한 여성 화가가 있었다. 일제 강점기, 조선총독부가 개최한 미술 작품 공모전은 그야말로 한국화가들의 경쟁장이었다. 1922년 창설된 조선미술전람회는 일명 '선전'으로 내로라하는 화가들이 거쳐갔다. 허백련 김은호 이용우 김용진의 입상을 시작으로 이상범 잉응로 김기창 장우성등이 스타작가로 떠올랐다. 지금은 국내 한국화단의 거목들로 한국미술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는 화가들이다. 남성화가들의 승승장구속 1943년 열린 조선미술전람회는 깜짝 놀랐다. 총독상에 뽑힌 그림은 '단장', 여성화가였다. 이름은 박래현. 신여성 화가의 존재감은 한국화의 새 이름이었다. ◇1943년 '단장' 조선미전 총독상 ...신 여성화가 박래현 탄생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경성여자고등사범학교에서 미술에 대한 꿈을 키웠다.1939년 일본 도쿄로 건너가 이듬해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 사범과 일본화에 입학했다. 1943년 조선미술전람회 총독상을 받은건 대학교 4학년때다. ‘거울을 보는 여성’을 그린 작품 제목은 단장(화장). 당시 박래현의 하숙집 딸을 모델로 그린 것으로 이런 그림은 일본 미인도에서 즐겨 다루어지던 화풍이었다. 배경이 없는 큰 화면에 검은 옷의 소녀와 붉은 화장대만 마주 보도록 대담한 구성이 눈길을 끈다. 화장대 위의 화장솔과 소녀의 손에서는 섬세한 세부묘사를 놓치지 않았다. 인물화에서 탄탄한 기초를 쌓은 박래현의 기량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화 여성 화가로 스타로 부상한 그의 '세계관'은 사랑과 함께 확장됐다. 우향 박래현(1920~1976)은 한국화 1호 부부다. 총독상을 탄 '단장'은 박래현의 인생도 새롭게 '단장'시켰다. 조선미전 시상식을 위해 귀국했다가 한 남자를 만났다. 훗날 '바보산수'로 유명해진 김기창. 1938년 조선미전에서 수상한 그림 선배였다. 1947년 김기창과 결혼은 당대 화제였다. 일본미술학교를 졸업한 박래현과 청각장애에 초등학교만 졸업한 김기창의 연애사는 지금도 '미술계 전설'로 남아있다.
[뉴시스] 박현주 | 2020.10.05
'사기로 만든 국그릇이나 밥그릇. 위는 넓고 아래는 좁으며 굽이 있다.' 국어사전에서 정의하고 있는 '사발'의 의미다. 사발은 과거부터 우리 일상에서 널리 사용됐다. 음식을 차릴 때 너무 당연하게 쓰이는, 그래서 별 볼일 없다고 여겨지는 그릇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이 '사발'이 조금은 다르게 여겨진다.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던 사발은 일본으로 넘어간 이후 차를 마시는 데에 사용되는 '다완'(찻사발)이 된 것이다. 소박하지만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가진 우리의 사발은 질 좋은 도자기를 만들지 못하던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다. 임진왜란 당시 조선 도공들을 납치하고, 수많은 도자기를 훔쳐갈 정도였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박여숙화랑에는 바로 이 '사발'이 100여점 전시돼 있다. 전시작들은 모두 권대섭 작가의 개인전 '사발'에 나온 작품들이다. 다만 여기에 있는 사발들은 일본으로 건너가 '다완'이 된 사발이 아닌, 조상들이 쓰던 용도의 사발로 자리했다.
[뉴스1] 이기림 | 2020.10.05
연한 초록빛이 나는 캔버스, 그리고 조각들.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PKM갤러리 1층에는 '이런 것'들이 전시돼 있다. 캔버스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별 그림이 아주 옅게 그려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것'이 세계 무대에서 관심을 받는 구정아 작가의 작품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말한다. "그냥 색칠만 해도 작품이겠네." 그리고 얼마 뒤, 전시장 불이 꺼진다. 당연하게도 전시장은 어두워 지지만, 이상하게 작품에서는 빛이 난다. 잠시 품었던 '현대미술에 대한 의심'은 이내 사라진다. 은은함밖에 없던 작품이 이젠 은은하게 빛나며 우주 속으로 관객을 끌어들인다. 마치 영화 '인터스텔라'를 본 것만 같다.
2019년 두산연강예술상 수상자인 김주원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압축과 팽창, 팽창콜로니 등 콜렉티브로 활발히 활동해온 김 작가의 5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이다. 두산갤러리 서울은 오는 10월21일까지 김주원 개인전 '84번 토치카에서 보낸 1년'을 연다고 4일 밝혔다. 김주원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진을 이용해 새로운 이미지를 생산해왔다. 그는 사진에 음악과 텍스트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결합시키거나, 조합·재배치하는 방법을 활용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과거 텍스트로 만들었던 설정과 구성을 다시 가져와 작품으로 표현한다. 전시의 제목도 과거 작가가 군복무시절 구상한 글 '84번 토치카에서 보낸 1년'의 제목에서 차용한 것이다. '토치카'(Tochka)는 방어기지를 의미하는 러시아어인데, 전쟁 시 기지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적과 아군 사이의 경계선 역할을 하는 구조물이다. 김주원의 '84번 토치카'에서는 창 밖으로 낙진과 검은 비, 폭설과 가뭄의 풍경이 펼쳐지고, 안쪽에서는 척후병과 경비병이 서로를 감시하며 언제 자신에게 닥쳐올지 모르는 죽음을 끝없이 기다린다. 이를 통해 '84번 토치카'가 상징하는 핵폭발과 전쟁, 죽음과 실패, 임시적인 거주와 절망적인 삶 등에 내포된 정서를 영상과 사진, 인쇄물의 형식으로 제시한다. 전시 주요 작품 제목은 전시 제목과 같은 '84번 토치카에서 보낸 1년(파트1-파트4)'(2020)이다. 평소 인테리어 현장 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작가가 3개월간 한 건물의 리모델링을 진행하며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과 사진을 편집해 작품으로 제작했다. 영상 중간에 공사의 흐름과는 무관한 내용들이 삽입되는데, 이를 통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추락, 실패, 기쁨, 죽음 등의 감각들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email protected]
대구예술발전소는 29일 10기 입주 작가 릴레이 개인전으로 윤제원·임현정 작가 전시를 선보인다. 윤제원 작가 'Play Art~: Into World' 전은 사이버 공간과 게임 등의 미학적 토대를 도출하고 응용한다. 작가는 '어떻게 하면 가장 로우(Low) 테크놀로지의 방법으로 가장 하이(High) 테크놀로지의 구조와 모습을 표현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게임과 예술, 디지털과 아날로그, 가상과 현실에 대해 질문한다. 임현정 작가는 'Shining Hexahedra 빛나는 육면체들' 전을 통해 퍼포먼스, 영상, 설치와 드로잉을 접목하는 융·복합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영혼의 생명에 관심을 갖고 작업 중인 작가는 '반짝반짝 빛나는 살아있는 영혼, 그 영원함'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 키워드라고 전한다. 그는 29일 오후 5시 오프닝 퍼포먼스로 관객과 만난다. 두 작가의 전시는 온라인 360도 가상현실(VR)로도 감상할 수 있다. 전시가 끝난 후에도 상시 공개한다. 전시는 다음 달 14일까지 열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뉴시스] 이은혜 | 2020.09.29
오는 29일부터 내년 2월2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양혜규전(展)이 열린다. 28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올해로 7회차를 맞는 현대차의 국립현대미술관 중장기 후원 파트너십의 일환이다. 현대차는 2014년부터 10년간 매년 국내 중진 작가 1인의 대규모 개인전을 지원키로 했다. 이번 전시는 서사와 추상의 관계성, 이주와 경계, 가사성(Domesticity·집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행위) 등 추상적 대상을 조각, 영상, 소리 등이 결합된 대형 설치 작품들로 표현해온 양혜규 작가의 개인전이다. 양혜규 작가는 서울과 베를린을 기반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면서 현재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작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3년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사물과 인간의 관계, 사회적 양극화, 재해와 국경 등 다양한 주제를 아우르는 작품 40여점을 공개한다. 특히 방울과 인조 짚 등 일상의 사물을 작품으로 표현한 신작 '소리 나는 가물(家物)' , 높이 10m에 달하는 블라인드 조각 '침묵의 저장고 – 클릭된 속심' , 디지털 콜라주 기법을 활용한 현수막과 벽지 등 사회 현상을 표현한 작품들이 대표작이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20년 간 작품 세계를 담은 한국어 선집과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액세서리 및 의류를 선보이는 등 관람객들이 작품과 작가를 접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후, 재난, 양극화 등 최근 화두가 되는 주제를 다각도로 조명해 다양한 미술 언어로 표현한 이번 전시는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이라며 "국립현대미술관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문화예술계 발전과 더불어 관람객들에게 새롭고 의미 있는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차는 국립현대미술관과의 MMCA 현대차 시리즈 외에도 영국 테이트 미술관, 미국 LA 카운티 미술관(LACMA)과의 장기 후원 파트너십을 비롯해 경영 전반에 다양한 문화예술적 가치를 더하는 브랜드 철학을 전달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뉴시스] 박주연 | 2020.09.29
세계적인 설치작가 양혜규의 대규모 개인전이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오는 29일부터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양혜규-O2 & H2O' 전시를 연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동시대 세계 미술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하나로 평가되는 양혜규의 예술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개인전이다. 작가는 일상, 산업, 유사-민속적 성격을 갖는 다채로운 재료를 통해 서사와 추상의 관계성, 가사성(domesticity), 이주, 경계 등과 같은 주제를 다뤄왔다. 인물과 사건, 현상을 포함하는 작가의 방대한 문화적 참조물들은 복합적인 조각과 대형 설치 작품을 통해 표현됐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현실의 추상성'이라는 화두로 또 다른 도약을 시도한다. 생명 유지의 필수 요소인 산소(공기)와 물은 자연 상태에서는 물리적 현실이지만 인간이 고안한 화학기호에서는 'O2' 'H2O'와 같이 특정하게 추상화된다. 전시명은 인간이 감각하는 경험의 추상적 성질을 미술 언어로 추적해온 작가의 관심사로부터 발현됐다. 양혜규는 다양한 사회-문화권에서 형성된 지식, 관습, 현상을 가지고 방울과 인조 짚을 사용한 '소리 나는 가물(家物)'과 '중간 유형' 등의 조각 작품군을 만들었다. 서울박스에 설치된 높이 10m에 달하는 블라인드 조각 '침묵의 저장고-클릭된 속심'은 비스듬한 블라인드의 물성을 활용하는 작가의 성향을 반영한다. 5전시실에서는 솔 르윗(1928-2007)의 큐브형 원작을 각각 '3배로 축소'하고 '21배로 확장'해 다시금 하나의 커다란 큐브로 완성되는 두 개의 '솔 르윗 뒤집기'를 선보인다. 복도에 설치된 디지털 콜라주 현수막 '오행비행'과 벽지 '디엠지 비행'은 물질과 상징, 에너지와 기술, 기후와 사회적 양극화, 재해와 국경 등 우리가 마주하지만 감당하기 어려운 현상을 다룬다. 음성 복제(클로닝) 스타트업 네오사피엔스와의 협업으로 작가의 목소리를 복제해 만든 인공지능 목소리 '진정성 있는 복제'는 정체성, 진짜, 유일함 등 진정성 있는 가치란 무엇인지 질문한다. 작가는 오늘날 현대 문명이 처한 초현실적 상황에 대한 사유를 이들 작품을 통해 고백한다.
[뉴스1] 이기림 | 2020.09.28
원희룡 제주지사는 28일 오전 도지사 집무실에서 제주도문화예술진흥원장으로 내정된 부재호(55) 씨에게 임용장을 주었다. 신임 부 문화예술진흥원장은 전 한국예총 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 회장을 지냈고 탐라문화제, 제주특별자치도미술대전, 제주예술문화축전 등 각종 문화예술 관련 업무를 총괄했던 문화예술인이다. 임기는 오는 2022년 9월 27일까지 2년간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뉴시스] 강정만 | 2020.09.28
미술작가 최정화(59)의 수박, 딸기 등 공기조형물 9점이 10월21일까지 마산어시장 등 경남 곳곳을 여행한다.'최정화의 과일여행 프로젝트'다. 경남도립미술관에서 11월4일까지 열리는 '살어리 살어리랏다: 별유천지' 전시와 연계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최 작가의 ▲숨쉬는 꽃 ▲호박 ▲파인애플 ▲복숭아 ▲석류 ▲수박 ▲오렌지 ▲딸기 I ▲딸기 II 등이 나왔다. 작품 크기는 지름 2m에서 8m까지 다양하며, 작품이 여행하는 현장의 여건을 고려해 배치한다. 호응도에 따라 11월4일 이후 연장 전시도 염두에 두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미술관들이 휴관과 개관을 반복하며 정상적인 전시·운영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도민의 문화향유 기회마저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마련된 전시다. '과일여행'전은 '미술관이 물리적으로 문을 닫고 있을 때 시민들에게 전시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는 없을까'하는 고민에서 비롯됐다.도립미술관은 21세기 포스트 뮤지엄의 한 축인 '미술관 밖 미술관'을 이렇게 실현해 냈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최정화는 "코로나19로 힘든 경남도민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어 추석 전후 과일을 선물하는 상징적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뉴시스] 홍정명 | 2020.09.28
이건용 화가(78)가 미국 아트 플랫폼 아트시(Artsy)가 선정한 '아트시 뱅가드 2020'에 선정됐다. 23일 아트시에 따르면 이건용은 '지금 주목해야 할 작가'를 소개하는 '아트시 뱅가드 2020'에 선정된 35인 중 유일한 한국 작가로 뽑혔다. 이건용은 국내 1세대 행위예술가로, 황해 사리원 출생으로 홍익대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계명대 미술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는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그룹 ST를 결성하고 AG 그룹 일원으로 활동했다. 그는 프랑스 파리 비엔날레, 카뉴 국제회화제, 브라질 상파울로 비엔날레 작품 출품, 포르투갈 리스본 국제전 대상, 이인성 미술상 등을 수상했으며, 군산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해왔다. 이건용의 대표 작품에는 '신체항' '관계항' '인간항' '신체드로잉' 시리즈가 있다. 아트시 측은 "이건용이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은 최종 완성품만큼 주목할 가치가 있다"며 "한국 퍼포먼스 미술의 선구자로 여겨지는 그는 미술이 하나의 과정임을 강조하는 전시를 만들며 경력을 구축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계적 움직임과 작은 변칙들을 담은 작품으로 작가가 어떻게 작품을 물리적으로 구성하는지 제시했다"며 "한국 아방가르드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을 증명했고, 최근에는 더 많은 국제적인 찬사를 받고 있으며, 그의 신체에 대한 집착은 반세기 전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에도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아트시 측은 이건용을 "한국 행위예술의 아버지 중 한 명으로 생각된다"고 평했다. [email protected]
[뉴스1] 이기림 | 2020.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