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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필리핀 독재자 두상이 삽과 함께 전시된 이유

2016.03.21

[머니투데이] 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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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리 드 차베즈가 17일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린 '이성이 잠들 때 전' 기자 간담회에서 참석했다. 그의 뒤로 그의 작품인 '연극적 의식'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제공=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레슬리 드 차베즈, '이성이 잠들 때' 전 5월 1일까지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나는 언제나 필리핀의 과거와 현재 사회적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나의 시선와 필리핀인들의 마음을 녹여 새롭게 해석된 필리핀의 역사를 보여주려 한다."

지난 17일부터 서울 소격동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개인전 'The Sleep of Reason(이성이 잠들 때)'을 열고 있는 레슬리 드 차베즈의 일성이다.

마닐라에서 태어난 드 차베즈는 사회 정치적 이슈를 역사적인 상징들과 개인의 기억으로 재구성한 대형 회화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조각과 개념적 설치작업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작품의 주제는 필리핀 사회의 전반에 흐르는 부정과 부패, 폭력과 위선에 대한 분노다. 과거 독재자였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에 대한 필리핀인들의 저항과 분노가 그의 작품에 담겨져 있다. 마르코스는 1072년부터 1981년까지 계엄령을 통해 필리핀을 통치한 독재자다. 그러나 드 차베즈의 작업은 단순한 비판에 그치지 않고 지극히 독창적인 세계을 창출한다는 평가도 받는다.

레슬리 드 차베즈의 설치 작품 '망령'.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콘크리트 두상이 삽 위에 얹어져 있다. /사진제공=아라리오갤러리

드 차베즈는 그의 설치 작품 '망령'을 통해 삽 위에 놓인 마르코스의 콘크리트 두상을 선보였다. 그는 "삽이 작품에서 역사를 파내는 행위를 보여주는 매개체기도 하지만, 동시에 다시 묻어두는 행위도 연상시키는데 주목했다"고 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가 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필리핀의 현 상황이 맥락에 닿아 있다는 설명이다. 드 차베즈는 "(마르코스) 대통령에 대한 나 자신의 호불호라기보다 필리핀 사람들의 마음이 작품을 위한 참고 자료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스며들게 된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필리핀의 종교문제를 다룬 '연극적 의식',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끔찍함을 드러낸 '환율 계산기', 토지 횡령의 문제를 통찰한 '오라프노비스의 유령' 등 신작 회화 작업을 선보였다.

그는 2006년부터 현재까지 아라리오갤러리의 전속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전시는 오는 5월 17일까지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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