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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인 80여명 끝장토론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관한 미술인의 입장' 지난 14일 개최. "외국인이 신임 국립현대미술관장에 유력해져서 미술인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르토메우 마리(Bartomeu MARI·49) 세계현대미술관협의회(CIMAM) 회장은 지난 3월 스페인에서 사전검열을 지시하고 뜻대로 되지 않자 전시 자체를 취소시켰습니다. 그는 큐레이터가 지켜야 할 현장윤리를 저버렸기 때문에 세계 미술계에서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미술행정가로서 숨이 끊어질 인물에게 산소호흡기를 달아주려고 합니다." 세계 무대에서 마리 회장의 현재 위상이 자세히 소개되자 미술인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박찬경·정서영·양혜규·정은영·김현진 등 미술인 80여 명이 심야에 모여 끝장토론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즈음한 우리의 입장'(국선즈)을 열어 마리 회장이 국립현대미술관 신임 관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에 관해 우려를 표명하고 공동 대응하기로 결의했다. ◇ 관련기사 -"국립현대미술관장 유력 외국인후보 과거 전시 파행, 비윤리적 처신" -국립현대미술관장 외국인 후보 스페인 '바르토메우 마리' 이번 토론회는 성명'국선즈'에 따른 후속조치로 지난 14일 밤 10시부터 15일 새벽 5시까지 서울시 중구 을지로 작업실 '신도시'에서 열렸다. 성명에 참여한 미술인은 총 718명(14일 저녁 7시 현재)으로 공성훈, 권순관, 노순택, 임옥상, 임흥순 등 유명 작가들이 다수 포함됐다. 미술인들은 토론회에서 국립현대미술관장 공석 사태와 마리 CIMAM 회장이 스페인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MACBA) 관장으로 재직 당시 '짐승과 주권'(The Beast and the Sovereign)을 전시 직전에 취소한 상황 등을 공유했다. 지난 7~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CIMAM 총회에 참석한 김현진(41) 전 아르코미술관 관장은 찰스 에셔 등 CIMAM 이사 3명이 마리 회장의 불신임을 언급하며 사퇴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CIMAM은 국제박물관협회(iCOM) 산하에 있는 현대미술 전문기관으로 63개국의 460명으로 구성됐다"며 "마리 회장이 CIMAM의 윤리적 기준을 수호하는데 적합지 않다고 이사들이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설치작가 양혜규(45)는 "당장 시급한 문제는 검열에 관한 마리 회장의 공식 입장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본질적인 문제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정권의 눈치를 보며 자행되는 검열과 투명성을 상실한 관료주의가 미술계를 병들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술계가 일련의 사태에서 침묵했던 만큼 이번 성명을 계기로 공론의 장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미술과 영화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박찬경(50)은 "서명에 참여한 718명이 적은 숫자가 아니지만 실질적 제도 개선을 이뤄내려면 미술계 전반으로 공감의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며 "국민에게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선 SNS에 맞는 짧은 글부터 깊은 사유가 담긴 비평까지 다양한 형태로 홍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술인들은 이날 토론회에서 ▲'짐승과 주권'전 파행에 대한 마리의 공식적 입장 ▲국립현대미술관 신임관장 선정과정 및 기준에 관한 공청회 개최 ▲예술계 인사가 참여하는 국립현대미술관 혁신위 설치 ▲공공 미술기관에 대한 실질적 독립성 확대 ▲예술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검열·감시' 반대 등을 밝히며 앞으로 단체 행동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방침을 정했다. 김현진(41) 전 아르코미술관 관장은 마지막으로 "예술계 전반으로 검열 의혹이 퍼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지배권력의 체제 유지와 관계가 있다"며 "지배권력이 기관 수장들을 압박하고 체제순응적인 기관장들을 세워 미술 현장의 자율성을 위협할 때, 이때가 바로 우리 미술인들이 하나의 공동체가 돼 모습을 드러내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뉴스1] 박정환 | 2015.11.16
미술인 500여명이 '외국인 관장 후보'를 반대하고 나섰다. 국립현대미술관장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바르토메우 마리(49) 전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MACBA) 관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국립현대미술관장에는 현재까지 외국인이 응모하거나 임용된 적이 없다. 스페인에서의 전적이 논란이 된 마리 후보가 유력 후보로 떠오르자 미술인들의 반발이 거세졌다. 마리 전 관장은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 재직 당시 스페인 군주제를 비판적으로 풍자한 작품을 전시하지 않기 위해 일방적으로 전시회를 취소하고 큐레이터 두 명을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인들은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즈음한 우리의 입장' 성명을 내고 "예술의 자율성을 확고히 지켜야할 미술관장직으로 검열 논란의 와중에 있는 인물을 선임하려 하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바르토메우 마리씨는 '짐승과 주권'전 파행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한다." 또 "정부는 예술의 현장과 무관한 관료적 문화행정을 중단하고,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선임의 지체와 신임관장 선정과정 및 기준에 관한 공청회 등 열린 토론의 장을 즉각 만들어야한다"고 요구했다. 문체부는 이와관련 "아직 심사중"이라며 "임명한 것도 아닌데 미술인들이 예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성명 발표 주최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페이스북에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선임에 대한 미술인 성명'을 개설하고 페이스북에서 서명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이들은 10일 오후 1시부터 온라인 서명을 했고, 12일 현재 500명 이상의 미술인이 동참했다고 명단을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즈음한 우리의 입장 논란이 되고있는 것과는 달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자연인으로서 외국인이냐 한국인이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국적을 불문하고, 전문인으로서 한국과 한국미술을 잘 알고, 아시아와 세계의 현대미술에 대해서도 이해가 깊고 경험이 풍부한 관장이 선임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최근 접하는 언론보도에 의하면, 관장선임과정은 후보에 대한 전문적 평가 이전에 윤리적인 질문을 낳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장 후보에 바르토메우 마리(49) 전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이하 MACBA) 관장이 유력하다고 한다. 그는 재직 당시 '짐승과 주권 The Beast and the Sovereign'전을 행사 직전에 취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페인 군주제를 풍자하며 예술과 권력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다룬 이네스 두작(Ines Doujak) 작품 '정복하기 위한 발가벗음'(Not Dressed for Conquering)이 전시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또 이 사건으로 인해 이 전시를 준비한 두 명의 큐레이터가 해고되었다. 문체부는 다른 후보자들의 '자격미달'을 이유로 국립현대미술관장 자리를 해가 넘도록 비워두었다. 왜 그렇게 오래 지체되어야 했는지도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또 그렇게 오랜 시간을 끌 정도로 자격기준에 엄격하다면, 예술의 자율성을 확고히 지켜야할 미술관장직으로 왜 하필 아직 검열 논란의 와중에 있는 인물을 선임하려 하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당시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 조르지 리발타(Jorge Ribalta)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MACBA 의 운영주체는) MACBA 재단으로 불리는 개인재단이다. 이는 MACBA 재단과 그 의장인 레오폴도 로데스(Leopoldo Rodés)가 알려졌다시피 이전의 왕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마리는 언제나 전시를 취소하라는 상부의 어떠한 압력도 없었으며, 이 모든 것이 그의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진실여부와 무관하게 억압적인 효과는 다르지 않다. 검열과 자기검열의 차이는 무엇인가? 관장의 결정은 명백하게 현재의 지배적인 과두정부를 공적인 희화화에서 보호하기위한 압력과 같은 선상에서 결정된 것이다." 이러한 증언은, 최근 국내의 공공 문화예술기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발적, 비자발적 검열과 바르토메우 마리씨의 선임 역시 '같은 선상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닌지 깊은 우려를 낳는다. '짐승과 주권'전 파행에 대한 논란은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권의 검열과 감시, 국정교과서의 무리한 추진으로 대변되는 구시대 통제사회로의 대대적인 회귀와 무관하게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이빙벨 상영으로 인한 부산영화제 예산지원 삭감, 연극계의 사전 검열, 광주비엔날레 홍성담 그림 철거 뿐만 아니라 각종 공공 문화예술기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편향지원과 자기검열 등의 최근 사태는 이러한 우려가 이미 현실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가 '짐승과 주권'전의 파행에 주목하는 것은, 권력기관의 직접적인 통제만이 아니라 민간 전문가에 의한 사전검열, 즉 권력을 내면화하여 '알아서 기는' 행태, 가신의 정치가 점점 일상의 문화 속으로 깊이 스며드는 것을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간다면 미술관은 더욱 온순해질 것이고,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현대미술의 비판적 상상력은 장려되기는 커녕, 시도조차 되지 않을 것이다. 현대 예술의 가치에 대한 모든 논란이 성립하는 전제는 예술의 자율성이다. 지금 도처에서 문화 예술의 자율성, 독립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 맞서지 않는다면,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수치심의 기억조차 잃어버린 시대를 살고 있을지 모른다. 아래 서명한 우리 미술인은,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즈음에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1.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현대미술관장의 유력한 후보인 바르토메우 마리씨는, '짐승과 주권'전 파행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한다. 1. 정부는 예술의 현장과 무관한 관료적 문화행정을 중단하고,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선임의 지체와 신임관장 선정과정 및 기준에 관한 공청회 등, 열린 토론의 장을 즉각 만들어야한다. 1. 국립현대미술관을 위시한 공공 미술기관에 대한 실질적 독립성을 전면 확대해야한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말라. 1. 예술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모든 종류의 검열과 감시에 강력히 반대하며, 예술의 자율성과 독립성 회복을 위해 다양하고 줄기찬 노력을 기울인다. 11월 11일 오후 2시까지 서명한 미술인 명단 (가나다 순) 강은엽 강정석 고등어(김다정) 고아빈 고윤정 공도영 공성훈 곽휘곤 구동희 구민정 구정아 구정연 국동완 권경환 권기예 권기환 권순관 권순영 권순우 권시우 권아현 권혜원 권병준 김경애 김경호 김경희 김기준 김나연 김남시 김다움 김도경 김동희 김미란 김미영 김범 김보경 김보람 김상돈 김선희 김설아 김성렬 김세진(1) 김세진(2) 김소라 김소철 김수연 김신재 김실비 김여명 김연용 김영글 김영수 김영옥 김예환 김정대 김정복 김정태 김주형 김지영 김지원 김지평 김지현 김지혜 김진 김진아 김진주 김진하(1) 김진하(2) 김천일 김청진 김태균(1) 김태균(2) 김태준 김하늬 김학량 김한은 김해주 김허앵 김현정 김현지 김현진 김현태 김형석 김혜원 김혜진 김홍석 김환희 김효선 김희상 남미가 남민지 남상수 남선우 남수빈 노기훈 노순택 노정연 노충현 노혜리 두눈 류한길 류희선 리영 마리 맹나현 맹지영 문기전 문성모 문영민 문지영 문혜진 민경현 박가희 박경룡 박규아 박동권 박동찬 박미주 박보나 박보마 박상은 박소연 박수민 박승원 박정인 박정혜 박재용 박준 박준영 박준호 박지아 박진강 박진아 박진영 박찬경 박찬응 박창서 박철우 박현정 박혜민 방혜진(1) 방혜진(2) 배미정 배은아 배한솔 배희경 백기영 백현진 변대섭 변웅필 변홍철 봄로야 빈진주 서고운 서기원 서재민 서현수 석대범 성효숙 손기환 손민지 손수민 손향기 손현선 손혜민 송민섭 송민정 송수빈 송은영 송지현 송호준 송효섭 송희정 신미경 신봉철 신재민 신현정 심채선 써니킴 안경수 안광휘 안기혁 안데스 안성석 안유리 안혜경 양성윤 양아치 양정은 양주혜 양철모 엄도현 엄선영 연미 염소진 오다인 오사라 오형근 우정수 우주연 우한나 우현정 유도영 유도하 유영미 유지원 유진아 유현미 유형주 윤동희 윤민화 윤세영 윤세화 윤재희 윤주경 윤주성 윤주희 윤지영 윤지원 윤태준 윤향로 윤혜민 음현정 이 단 이경 이경은 이기원 이다 이득선 이로경 이름 이명억 이문석 이미연 이부록 이상명 이생강 이성준 이성휘 이성희 이세현 이소 이소림 이수경 이수정 이수진 이승린 이승현 이아람 이영욱 이영철 이예림 이유림인 이윤이 이은영 이은정 이재욱 이재원 이재헌 이재희 이정민 이정우 이정헌 이정훈 이제 이주영 이주요 이준옥 이지연 이지용 이지원 이지혜 이초여름 이충선 이화평 이효진 이훈희 이희욱 임민영 임민욱 임성연 임수식 임옥상 임유정 임정수 임흥순 임희조 장근희 장다해 장동녁 장영주 장재민 장종관 장지아 장현정 장현준 장혜진 장효경 전다화 전미래 전민주 전상준 전석환 전영신 전지은 전진경 전하영 전효경 정서영 정승 정용국 정원철 정윤하 정은실 정은영 정지욱 정지현 정직성 정채현 정현 정혜주 정휘윤 정희승 조대현 조미형 조선령 조성준 조습 조여진 조영주 조은비 조익정 조정연 조정은 조종성 조지영 조지은 조향미 조현아 주연 지성은 진나래 진보라 진상태 진시우 진효선 진훈 진희웅 차재민 차지량 채선미 채영 채유수 천근성 최경주 최금수 최석태 최선영(1) 최선영(2) 최설 최애경 최연택 최유은 최윤 최윤희 최지은 최진욱 최창희 최태훈 하재용 한동빈 한성우 한성원 한소은 한예슬 한지인 한진 한행길 함정식 허민희 허상범 허수영 허예슬 허정인 현시원 홍광범 홍남경 홍영인 홍이지 홍이현숙 홍정표 홍정혜 홍준호 홍철기 홍태림 홍혜인 황신혜 황연주 [email protected]
[뉴시스] 박현주 | 2015.11.13
미술인 400여명, 성명서 발표, 문화체육관광부 해명 요구. 미술인 400여 명이 바르토메우 마리 바르토메우 마리(Bartomeu MARI·49) 세계현대미술관협의회(CIMAM) 회장이 국립현대미술관 신임 관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에 관해 그의 과거 경력에 우려를 표명하고 국립현대미술관과 문화체육관광부의 책임있는 해명과 쇄신을 요구했다. 이들은 성명'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즈음한 우리의 입장'을 12일 오전 3시에 배포하고 참여 미술인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공성훈, 권순관, 노순택, 양아치, 임옥상, 임흥순, 임민욱, 조습 등 유명 작가들이 다수 포함됐다. 성명서를 낸 배경에 대해 ▲마리를 둘러싼 검열 문제 ▲큐레이터로서의 현장윤리 논란 등을 들었다. 이들은 "현재 마리가 회장으로 있는 CIMAM의 이사회 이사 3인이 회장직 사퇴를 촉구하며 사퇴했다"며 "마리가 스페인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 관장 재직시절 검열로 전시를 파행시키고, 부적절하고 비윤리적으로 처신해 CIMAM의 위상을 해쳤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마리는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 재직 당시 '짐승과 주권'(The Beast and the Sovereign)을 전시 직전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스페인 군주제를 풍자하며 예술과 권력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다룬 이네스 두작(Ines Doujak)의 '정복하기 위한 발가벗음'(Not Dressed for Conquering)이 전시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또 이 사건으로 인해 이 전시를 준비한 큐레이터 2명이 해고됐다. 미술인들은 ▲'짐승과 주권'전 파행에 대한 마리의 공식적 입장 ▲국립현대미술관 신임관장 선정과정 및 기준에 관한 공청회 개최 ▲공공 미술기관에 대한 실질적 독립성 확대 ▲예술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검열·감시' 반대 등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지난 10일 오후 1시부터 온라인 서명을 시작해 하루만에 400여명이 성명에 동참했고, 서명은 계속해서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1차 성명을 시작으로 향후 2차 성명 등을 통해 유관기관의 해명과 쇄신을 요구하며 단체 행동을 지속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미술인들이 성명을 발표한 것에 대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즈음한 우리의 입장 논란이 되고있는 것과는 달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이 자연인으로서 외국인이냐 한국인이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국적을 불문하고, 전문인으로서 한국과 한국미술을 잘 알고, 아시아와 세계의 현대미술에 대해서도 이해가 깊고 경험이 풍부한 관장이 선임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최근 접하는 언론보도에 의하면, 관장선임과정은 후보에 대한 전문적 평가 이전에 윤리적인 질문을 낳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국립현대미술관장 후보에 바르토메우 마리(49·사진) 전 바르셀로나 현대미술관(이하 MACBA) 관장이 유력하다고 한다. 그는 재직 당시 <짐승과 주권 The Beast and the Sovereign>전을 행사 직전에 취소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페인군주제를 풍자하며 예술과 권력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다룬 이네스 두작(Ines Doujak) 작품 <정복하기 위한 발가벗음>(Not Dressed for Conquering)이 전시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또 이 사건으로 인해 이 전시를 준비한 두명의 큐레이터가 해고되었다. 문체부는 다른 후보자들의 ‘자격미달’을 이유로 국립현대미술관장 자리를 해가 넘도록 비워두었다. 왜 그렇게 오래 지체되어야 했는지도 상식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또 그렇게 오랜 시간을 끌 정도로 자격기준에 엄격하다면, 예술의 자율성을 확고히 지켜야할 미술관장직으로 왜 하필 아직 검열 논란의 와중에 있는 인물을 선임하려 하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당시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 조르지 리발타(Jorge Ribalta)는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MACBA의 운영주체는) MACBA재단으로 불리는 개인재단이다. 이는 MACBA재단과 그 의장인 레오폴도 로데스(Leopoldo Rodés)가 알려졌다시피 이전의 왕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마리는 언제나 전시를 취소하라는 상부의 어떠한 압력도 없었으며, 이 모든 것이 그의 개인적인 결정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진실여부와 무관하게 억압적인 효과는 다르지 않다. 검열과 자기검열의 차이는 무엇인가? 관장의 결정은 명백하게 현재의 지배적인 과두정부를 공적인 희화화에서 보호하기위한 압력과 같은 선상에서 결정된 것이다.” 이러한 증언은, 최근 국내의 공공 문화예술기관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발적, 비자발적 검열과 바르토메우 마리 씨의 선임 역시 ‘같은 선상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닌지 깊은 우려를 낳는다. <짐승과 주권>전 파행에 대한 논란은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권의 검열과 감시, 국정교과서의 무리한 추진으로 대변되는 구시대 통제사회로의 대대적인 회귀와 무관하게 생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이빙벨 상영으로 인한 부산영화제 예산지원 삭감, 연극계의 사전 검열, 광주비엔날레 홍성담 그림 철거 뿐만 아니라 각종 공공 문화예술기관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편향지원과 자기검열 등의 최근 사태는 이러한 우려가 이미 현실이 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가 <짐승과 주권>전의 파행에 주목하는 것은, 권력기관의 직접적인 통제만이 아니라 민간 전문가에 의한 사전검열, 즉 권력을 내면화하여 ‘알아서 기는’ 행태, 가신의 정치가 점점 일상의 문화 속으로 깊이 스며드는 것을 목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간다면 미술관은 더욱 온순해질 것이고,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현대미술의 비판적 상상력은 장려되기는커녕, 시도조차 되지 않을 것이다. 현대 예술의 가치에 대한 모든 논란이 성립하는 전제는 예술의 자율성이다. 지금 도처에서 문화 예술의 자율성, 독립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 맞서지 않는다면,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수치심의 기억조차 잃어버린 시대를 살고 있을지 모른다. 아래 서명한 우리 미술인은,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즈음에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1.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현대미술관장의 유력한 후보인 바르토메우 마리 씨는, <짐승과 주권>전 파행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한다. 1. 정부는 예술의 현장과 무관한 관료적 문화행정을 중단하고,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선임의 지체와 신임관장 선정과정 및 기준에 관한 공청회 등, 열린 토론의 장을 즉각 만들어야한다. 1. 국립현대미술관을 위시한 공공 미술기관에 대한 실질적 독립성을 전면 확대해야한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말라. 1. 예술의 자율성을 훼손하는 모든 종류의 검열과 감시에 강력히 반대하며, 예술의 자율성과 독립성 회복을 위해 다양하고 줄기찬 노력을 기울인다. 박정환 기자(art@)
[뉴스1] 박정환 | 2015.11.12
고 천경자 화백의 유족들이 9일 변호사 배금자 씨를 법률대리인으로 지정하고 "미인도 위작시비를 둘러싼 허위사실 유포를 중지하라"는 성명을 언론에 9일 배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이며 현 화랑협회 산하 감정협회 소속 정모 평론가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고인이 된 천경자 화백의 명예를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해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며 향후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법률대리인 배 변호사는 "1991년 4월11일 현대미술관 측이 미인도를 그린 위작범이 나타난다면 미술관이 전적으로 책임을 질 것이라고 기자회견에서 천명했다"며 "미인도를 위조했다는 사람의 양심선언 및 증언, 그를 심문했던 전 검사의 증언이 나왔는데 이를 계기로 오히려 다시 한번 작가를 짓밟고자 나서고 있으니 유족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진실 규명에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명서에 참여한 유족에는 장남 이남훈, 차녀 김정희, 사위 문범강, 차남 김종우(작고)의 부인 서재란씨 등이며, 장녀 이혜선씨는 빠져 있다. 다음은 천 화백 유족들의 성명서 전문이다. <미인도 위작시비를 둘러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성명서>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이며 현 화랑협회 산하 감정협회 소속 정모 평론가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고인이 된 천경자 화백의 명예를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있는데 대해 한도가 지나쳤다고 판단,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합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KIST가 발표한 검증 결과는 1991년 당시 한국일보(4/19), 스포츠조선(4/16) 등 언론에서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정모 씨가 주장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미인도에 진품 판정을 내렸다는 주장은 허위임을 밝힙니다. 현대미술관측으로 부터 안료검사를 의뢰받은 KIST는 안료에 대한 성분 분석은 가능하지만 "이 안료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므로 안료검사만으로 문제의 미인도에 대한 진위파악은 어럽다는 사실을 이미 국립현대미술관측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제출된 자료로 진위파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검증 결과였습니다 정씨의 이러한 조작, 사실 은폐 행태는 91년 미인도사건 당시 현대미술관과 화랑 협회 산하 감정협회에서 천경자 화백을 탄압하려고 벌인 일련의 비논리적인 언행(당시 사태엔 천경자 화백의 소위 직계 제자라는 화가까지 가세)을 그대로 재연하고 있습니다. 이는 천경자 화백 고인을 다시 한 번 모독하는 일입니다. 일부 언론이 1991년 당시 보도를 확인도 하지 않고 정씨의 그런 주장을 사실인 양 함부로 유포하는 행태 역시 개탄할 일입니다. 당시 감정협회의 결론은 "… 우리의 감정 결론은 한계가 있음을 인정합니다 … 확증적인 위작경위가 밝혀질 수 있다면 받아들일 것입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현대미술관측도 미인도를 그린 위작범이 나타난다면 미술관이 전적으로 책임을 질것이라고 1991년 4월 11일 기자회견에서 천명했습니다. 그런데 현재 일부 인사들은 당시 미술계에 어떤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었는가 성찰하려는 태도 대신, 미인도를 위조했다는 사람의 양심선언 및 증언, 그를 심문했던 전 검사의 증언이 나왔는데 이를 계기로 오히려 다시한번 작가를 짓밟고자 나서고 있으니 유족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진실 규명에 동참할 것입니다.
[뉴스1] 박정환 | 2015.11.09
고 천경자의 '미인도 위작 논란'이 사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유족 측이 "미인도 위작시비를 둘러싼 허위사실 유포를 중지하라"는 성명을 냈다. 9일 천경자 유족 법률대리인인 배금자 변호사는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이며 현 화랑협회 산하 감정협회 소속 정모 평론가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고인이 된 천경자 화백의 명예를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있는데 대해 한도가 지나쳤다고 판단, 성명을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배 변호사는 "1991년 4월11일 현대미술관 측이 미인도를 그린 위작범이 나타난다면 미술관이 전적으로 책임을 질 것이라고 기자회견에서 천명했다"면서 "미인도를 위조했다는 사람의 양심선언 및 증언, 그를 심문했던 전 검사의 증언이 나왔는데 이를 계기로 오히려 다시한번 작가를 짓밟고자 나서고 있으니 유족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진실 규명에 동참할 것"이라고 알렸다. 성명서에는 천 화백의 별세소식을 뒤늦게 알고 유골함이 어디있는지 모른다며 기자회견을 한 장남 이남훈, 차녀 김정희, 사위 문범강, 차남 김종우(작고)의 부인 서재란씨가 참여했다. 장녀 이혜선씨는 빠져있다. ◇'미인도 위작시비를 둘러싼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성명서'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이며 현 화랑협회 산하 감정협회 소속 정모 평론가가 허위 사실을 유포하며 고인이 된 천경자 화백의 명예를 지속적으로 훼손하고 있는데 대해 한도가 지나쳤다고 판단,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합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KIST가 발표한 검증 결과는 1991년 당시 한국일보(4/19), 스포츠조선(4/16) 등 언론에서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현대미술관측으로 부터 안료검사를 의뢰받은 KIST는 안료에 대한 성분 분석은 가능하지만 "이 안료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것이므로 안료검사만으로 문제의 미인도에 대한 진위파악은 어럽다는 사실을 이미 국립현대미술관측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제출된 자료로 진위파악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검증 결과였습니다.
[뉴시스] 박현주 | 2015.11.09
법원 "원저작물과 유사하며 수정·증감해 창작성 더해" 작품 '키스'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의 벽화 '생명의 나무'를 바탕으로 만든 복제품의 저작권을 보호하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기영)는 '생명나무 블랙에디션 골드' 목판액자를 만들어 판 개인사업자 윤모씨가 이 제품과 비슷한 제품을 수입·판매한 김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1000만원을 윤씨에게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생명나무 블랙에디션 골드는 원래 저작물과 실질적으로 유사하고 사회통념상 새로운 저작물이 될 수 있을 정도의 수정·증감을 해 창작성을 더했다"며 "윤씨의 저작물은 최소한의 창작성이 있는 2차적 저작물이므로 김씨가 윤씨의 저작재산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저작물을 재현한 것이거나 재현 작품이라고 해도 저작자의 것으로 볼 수 있으면 창작성이 인정된다"며 "목판에 조각을 하고 나무 부분에 석고를 발라 입체감을 주는 등 원저작물과 구별되는 차별적인 인상과 미감을 준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MBC 드라마 '더킹 투하츠'에 나왔던 윤씨 제작 복제품에 대해 김씨가 자신이 협찬한 것처럼 광고한 것에 대해서는 '부정경쟁행위'로 보고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윤씨 측 매출감소가 전적으로 김씨의 침해행위로 인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1000만원 배상 책임만 인정했다. 한편 재판부는 윤씨가 만든 또다른 작품 '떨기나무'에 대해서는 "제작 전부터 유사한 나무디자인 및 색채를 띤 액자 제품이 만들어져 팔리고 있었다"며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성도현 기자([email protected])
[뉴스1] 성도현 | 2015.11.09
이석현 국회부의장 국립현대미술관에 재감정 공식요청 미술관측 "국회 통보나 유가족 요청시 알 수 있는 문제" "예술가에게 절필은 자살…망자의 명예회복 위해 필요" 최근 천경자 화백의 타계를 계기로 '미인도' 위작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회에서도 '미인도'에 대한 재감정 요청이 제기돼 주목된다. '미인도'를 소유하고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재감정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도 국회 통보나 유가족 요청시에 재감정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어서다. 1991년 '미인도'를 두고 제기된 국내 미술계 최대의 위작 논란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6일 국회에 따르면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전날인 5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앞으로 '천경자 미인도의 재감정 요청의 건'을 우편으로 발송했다. 이 부의장은 요청서에서 "본인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서 1991년 위작 논란이 일었던 미인도에 대해 고미술감정협회 등 유권기관에 다시 감정을 의뢰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재감정 요청 이유로는 ▲작가(천 화백)가 지속적으로 위작이라고 주장했던 점 ▲권춘식씨가 자신이 그린 위작이라고 자백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점 ▲당시 수사검사인 홍순용 변호사의 증언 ▲위작이 맞기 때문에 학술적으로 다시 파헤쳐봐야 한다는 유족의 주장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의장은 또한 "이 건이 고인이 된 작가의 명예와 연관돼 있고 만일 위작인 경우 위작을 계속 소장하는 것은 국립현대미술관의 공공성과 신뢰성에 손상이 될 수 있다"며 재감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부의장의 재감정 요청이 공식 제기된 만큼 국립현대미술관의 반응이 주목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최근 재감정 가능성에 대해 "국회에서 통보가 오거나 유가족이 요청을 해오는 등 상황이 발생해 봐야 알 수 있는 문제"라며 "그 전에 미술관 측이 나서 재감정을 기관에 맡기는 경우는 없다"고 밝혔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압류물 속에 포함돼 있던 '미인도'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전시와 함께 프린트해 팔면서 1991년 위작 시비에 휘말렸다. 유가족 등에 따르면 천 화백이 당시 한 동네 목욕탕에 자신의 그림이 걸려 있다는 얘기를 듣고 확인하러 갔다가 돌아온 뒤 "이 작품은 내가 그린 것이 아닌라 위작"이라며 미술관 측에 작품을 돌려줄 것을 요청하면서다. 당시 국립현대미술관은 한국화랑협회에 감정을 의뢰했고 협회는 천 화백의 주장과 달리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천 화백은 "자식을 못 알아보는 어미가 어디에 있느냐'며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예순이 넘은 천 화백이 노망이 들었다'는 소문이 미술계에 공공연히 떠돌면서 깊은 상처를 입었다. 절필을 선언한 천 화백은 1998년 자신의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 채 한국을 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 미국 뉴욕의 큰딸 집에서 여생을 보내다 지난 10월 18일 타계 소식이 알려졌다. 천 화백의 타계와 함께 수면 아래 잠자고 있던 '미인도' 위작 논란은 재부상했고 1995년과 1999년 두 차례에 걸쳐 고서화 전문위조 혐의로 검거된 권춘식968)씨는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 있는 미인도는 내가 그렸다"고 양심선언을 했다. 또한 당시 권씨를 수사하고 진술을 받았던 전직 검사인 최순용 변호사도 최근 강연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의 천 화백 그림을 자신이 그렸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밝혀 미술계 안팎에서는 재감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소속의 이 부의장은 지난달 30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작가가 가짜라고 하는데도 국립현대미술관이 진짜라고 주장한 배경을 수사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언급했다. 같은날 '천 화백 특별실'을 갖춘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천 화백 추도제에서 유가족도 "논란이 된 미인도는 위작이 맞기 때문에 다시 학술적으로 파헤쳐 볼 때가 되지 않았느냐"며 "그림을 그린 기법이나 특징이 전혀 다른데 사용한 물감이 같다는 이유로 미술계가 천 화백을 고립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부의장은 뉴스1과 만나 "예술가에게 절필은 자살이나 마찬가지다"며 "천 화백이 위작 논란 속에 절필하고 세상에 등진 만큼 망자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재감정을 통한 위작 여부 확인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천 화백의 '미인도' 위작 여부를 재감정하게 된다면 그 결과가 뒤집어 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생전에 그리거나 만든 미술작품에 대한 위작 여부는 한국화랑협회에서 하지만 사후 위작 여부는 고미술감정협회가 하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미인도'는 위작논란이 발생한 1991년 이후 단 한 차례도 일반에 공개된 적 없이 현재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뉴스1] 박태정 | 2015.11.06
경찰이 자칫하면 해외로 밀반출될 뻔한 문화재 799점을 회수했다. 이 도난문화재 중에는 보물급도 다수 포함돼 있어 문화재 관리문제의 심각성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광역수사대(경정 이재원)는 도굴한 문화재를 자택에 숨겨놓고 판매하려 했던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 등)로 A(62)씨를 구속하고 장물업자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은 20여년동안 전국의 고택, 사찰, 향교 등을 돌아다니면서 문화재를 훔친 뒤 경매시장 등에 팔아먹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수사로 경찰이 회수한 문화재는 고서 513점, 도자기류 123점, 서예류 86점, 공예류 77점 등에 이른다. 보물 제1157호 '성리대전서절요'와 같은 판본 4책중 1책을 회수한 것은 주목할 만한 수사성과다. 경찰은 이 보물을 경북의 한 70대 골동품업자의 자택에서 회수했다. 무덤에서 도굴된 김국광(조선 전기 문신)의 처 '지석' 1점과 이형손(조선 전기 무신)의 지석 3점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거래현장을 덮쳐 회수했다. 초기 수사단계에서 어려움을 겪었던 경찰은 공소시효가 지난 문화재 절도범들을 설득한 끝에 6개월 동안 전국을 동행하며 문화재 절도 현장을 확인했다. 경찰이 수소문해 찾아낸 피해자는 도난 당한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또 문화재 절도범들은 낙관이나 내용을 일부러 훼손하고 장기간 보관하는 경우가 많아 주인과 피해자를 찾는 일도 쉽지 않았다. 수사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B사설문화재 박물관장은 박물관 내부 대형금고 속에 도난문화재를 숨겨놓고 경찰의 압수수색에 거칠게 저항하기도 했고, 일부 매매업자는 자택 화장실 천정에 도자기를 숨겨놓기도 했다. 이 같은 난맥상 때문에 경찰은 단 1개의 도난문화재를 회수하려고 4번에 걸친 압수수색으로 판매경로를 확인해 회수하는 집념의 수사력을 보였다. 특히 주범 A씨가 일당에게 절도를 교사했음에도 처벌 받지 않았다는 진술을 확보해 전면 재수사에 착수한 끝에 혐의를 밝혀내 구속하는 성과도 올렸다. 이재원 광역수사대장은 "문화재 도난사건이 심각할 정도로 은밀히 성행하고 있다"며 "문화재사범을 지속적으로 수사하고 도난된 문화재를 회수하겠다"고 말했다. 이상휼 기자(daidaloz@)
[트러블] 이상휼 | 2015.11.04
경찰, 1명 구속·15명 입건… 성리대전서절요 등 문화재 799점 회수. 국가 보물급 등 문화재 수백여점을 절취해 장기간 은닉하며 밀거래한 일당이 경찰에 무더기로 붙잡혔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광역수사대는 강씨(62·무직)를 절도와 문화재보호법 위반혐의로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또 강씨로부터 도난 문화재라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사들여 은닉하고 판 김씨(67)씨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뉴시스] 이종구 | 2015.11.04
[천 화백 위작 논란]"내가 위조했다" 위조범, "위작으로 본다" 수사검사 등 양심선언 쏟아져. 1991년 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위작 논란은 잠잠했던 미술계에 파란을 일으킨 하나의 커다란 사건이었다. 1979년 박정희 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으로부터 국가가 압류한 미술품 가운데 천 화백의 미인도가 있었고, 이를 소장하게 된 국립현대미술관이 수입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전시와 함께 프린트해 팔기 시작하면서 문제는 시작됐다. 유가족 등에 따르면 천 화백은 당시 한 동네 목욕탕에 자신의 그림이 걸려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확인하러 갔다가 분노에 차서 돌아왔다. 그는 "이 작품은 내가 그린 것이 아니라 위작"이라며 해당 작품을 전시하고 프린트를 판매한 미술관 측에 작품을 자신에게 줄 것을 요청했다. 미술관이 이에 한국화랑협회에 감정을 의뢰했고, 협회는 작가의 주장과 달리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천 화백은 "자식 못 알아보는 어미가 어디에 있느냐"는 말로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미술계에서는 '예순이 넘은 천 화백이 노망이 들었다'는 말이 공공연히 떠돌았다. 위작 논란 과정에서 마음에 상처를 입은 천 화백은 절필을 선언하고 1998년 자신의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한 채 한국을 떠나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 미국 뉴욕의 큰딸 집에 마련된 병상에서 남은 생애를 보냈다. 그런데 지난 10월 18일 알려진 천 화백의 타계 소식을 듣고 사건에 얽혀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과거를 뒤집는 발언을 하기 시작하면서 미인도 진위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1995년과 1999년 두 차례에 걸쳐 고서화 전문위조 혐의로 검거된 권춘식(68)씨가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에 있는 미인도는 내가 그렸다"며 양심선언을 한 것. 검거 당시 권씨를 수사하고 진술서를 받았던 전직 검사인 최순용 변호사(행복마루법률사무소)도 최근 강연 자리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의 천 화백 그림을 자신이 그렸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이석현 국회부의장이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작가가 가짜라고 하는데도 국립현대미술관이 진짜라고 주장한 배경을 수사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지적하는 등 재감정에 대한 요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월 30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천 화백의 추도제에서 만난 유가족도 "논란이 된 미인도는 위작이 맞기 때문에 다시 학술적으로 파헤쳐 볼 때가 되지 않았느냐"며 "그림을 그린 기법이나 특징이 전혀 다른데 사용한 물감이 같다는 이유로 미술계가 천 화백을 고립시켰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된 '미인도'는 현재 경기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위작 논란이 발생한 1991년 이후엔 단 한 번도 전시장에 나와 대중에게 공개된 적이 없다. 재감정 가능성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국회에서 통보가 오거나 유가족이 요청을 해오는 등 상황이 발생해 봐야 알 수 있는 문제"라며 "그 전에 미술관 측이 나서 재감정을 기관에 맡기는 경우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email protected]
[머니투데이] 김유진 | 2015.1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