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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명성의 재불화가 방혜자 화백이 15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향년 85세로 타계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빛의 화가'로 유명한 방 화백은 입원 중이던 프랑스 남부 아르데슈의 한 병원에서 노환으로 인해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60여년간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빛, 생명, 우주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한지와 부직포, 흙과 광물성 안료, 식물성 염료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다. 17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고 방 화백의 유족에게 조전을 보내 애도의 뜻을 전하고 고인의 예술적 성취에 대한 경의를 표했다. 주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는 재불 예술인들과 현지인들이 고인을 추모할 수 있도록 20일과 21일 이틀간(현지시간) 문화원에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고 방혜자 화백은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1961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벽화 및 색유리학 등을 공부했고, 국내외에서 100여회가 넘는 전시회를 열었다. 우리 예술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의 미술인상 해외작가상, 대한민국문화예술상, 한불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2010년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email protected]
[뉴스1] 김정한 | 2022.09.19
백남준 '다다익선'이 다시 켜졌다. 1003대의 브라운관(CRT) 모니터가 탑처럼 쌓여 번쩍번쩍 웅장함을 자랑한다. 15일 국립현대미술관은 과천 로비에 있는 백남준 '다다익선'을 3년 만에 재가동했다. 손상된 브라운관(CRT) 모니터 737대를 중고 모니터로 수급하여 수리·교체했다. 지난 2003년 모니터를 전면 교체하는 등 약 30년 동안 수리를 반복해오다 2018년 2월 전면적인 보존·복원을 위해 가동을 중단했었다. '다다익선'은 백남준이 '86년 아시안 게임, '88년 서울올림픽 등 국가적 행사와 맞물려 미술관 건축 특성에 맞게 기획·제작한 작품이다. 10월 3일 개천절을 상징하는 1003대의 브라운관 모니터가 지름 7.5m의 원형에 18.5m의 높이로 설치되어, 한 층 한 층 축소되는 모양이다. 백남준 작품 중 최대 규모다.
[뉴시스] 박현주 | 2022.09.15
'빛을 품은 사과' 같다. 얼핏 복숭아 같기도 한 해사한 사과는 맑고 곱다. 한국화가 김진관(68)성신여대 명예교수의 개인전이 서울 운니동 장은선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연 개인전이다. 장지에 감각적으로 담아낸 사과는 원로 화백의 내공을 보여준다. "자연을 실존적 대상으로" 삼는 그의 화법은 붉은 사과에 사심 없는 진솔한 마음을 담았다. 사과와 함께 선보인 속도감 있는 선의 그림도 눈길을 끈다. 과감한 필력이 작은 화폭에서 기운생동한다. 김진관 화백은 중앙대학교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동안 예술의 전당 개관전,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전을 비롯한 23회의 개인전과 약 60여회 단체전 등에 참여했다. 전시는 24일까지.
병에 부착된 라벨과 전통 산수화를 결합하는 작업을 선보이는 김신혜 작가의 개인전 '두 번째 장면'(Second Scene)이 15일부터 내달 28일까지 성수동 레이블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레이블 갤러리에서 수집해온 2000여개의 샘플 라벨 중 자연이 담긴 디자인을 선별한 신작전이다. 오랜 시간 다양한 국가에서 수집한 샘플들도 포함돼 있어 그간 작가가 주로 보여준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샘플들과는 다른 낯섦을 선사한다. 김신혜의 작업은 틀에 박힌 전통 산수화가 아닌 현대 회화 안의 새로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그의 작업은 라벨에 새겨진 자연 이미지에서부터 시작된다. 산, 들과 같은 자연 이미지가 붙어 있는 상품의 용기를 수집한 후 그 속에 있는 이상적 이미지를 확장해 그리는 작업이다.
[뉴스1] 김정한 | 2022.09.14
'붉은 산수'(Between Red)의 작가 이세현의 개인전 '콘텍스트'(CONTEXT)가 성수동 컨템포러리 아트 갤러리인 '갤러리 구조'에서 내달 30일까지 진행된다. 지난 8월 말 시작된 이번 전시는 이세현을 대표하는 작품들과 신작 50여점을 선보인다. 특히 7m와 5m에 달하는 대작들을 설치해 압도적인 회화적 체험을 할 수 있다. 뮤지션 선종표 작가가 이세현 작품들에 헌정하는 곡도 함께 선보인다. 또한 작가의 최신작인 신비로운 푸른색의 '비욘드 블루'(Beyond Blue)도 만날 수 있다.
디지털 기술과 동서양 고전을 접목한 미디어 아트로 주목받으며 자신의 지평을 넓혀온 작가 이이남의 개인전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추리라'가 갤러리나우에서 16일부터 내달 4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8점의 영상 작품과 7점의 미러 또는 스테인레스 스틸 페인팅 작품, 30㎝ 정방 크기의 디아섹프린트 85점을 5㎝ 간격으로 배치한 그라데이션 벽면 대형 작업으로 구성된다. 그동안 이이남 작업을 영상으로 만났다면 이번 전시에서는 처음 보여주는 그의 대형거울 위의 그림 작업을 볼 수 있는 전시다. 또한 같은 이미지를 페인팅으로, 또 영상으로 동시에 보여주기도 한다. 그의 영상에서는 그가 명화를 패러디해 직접 그린 페인팅 작업을 영상화한 작업도 동시에 보여군다. 두 점의 페인팅 작품이 동영상에서 붓 터치를 통해 두 개의 이미지가 만나면서 교차된다.
"그 생명력 넘치는 야자수가 좋았다." 미국 샌디에고를 여행할 때였다. 2층 방 창문 너머를 풍성하게 장식한 야자수는 바람에 취했다. 미풍에 살랑이기도 하고 강풍에 둥치가 부러질 듯 휘어지기도 했다. 늦바람 난 승연례(73)화백이 그 바람을 잡았다. 싱그럽게 만개한 '야자수 드로잉' 솜씨를 뽐낸다. 서울 한남동 갤러리 조은은 2020년 전시에 이어 승 화백의 두번째 전시를 14일부터 펼친다. 'Blooming'을 주제로 야자수 신작 40여점을 전시한다. 유연하면서 강한 야자수의 자태는 크레용과 만나 색의 농담과 기운생동을 전한다.
[뉴시스] 박현주 | 2022.09.14
찢고 쪼개지자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졌다. 쌀, 콩, 크리스탈 등을 붙여 인물화를 작업해온 이동재 작가가 추상 작업 신작을 발표한다. 프레임에 씌워진 캔버스 천을 칼로 찢고 자르고 비틀어 나온 신작은 평면 회화를 넘어 입체적인 조형물 같은 착시를 전한다. 쌀을 붙이고 크리스탈을 하나하나 붙여 장인처럼 작업했던 전작처럼 이번 신작도 공력이 만만치 않다. 천을 씌운 캔버스 위에 다시 틀을 덧대고 앞뒤로 채색한 천을 씌워서 자르고 재조합 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했다. 이동재 작가는 "작업 초기부터 ‘유기성’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을 했다"며 "전작이 ‘오브제 회화’였다면 이번 신작은 앞과 뒤, 겉과 속, 안과 밖이 소통하는 유기체의 특성을 이번 작업에서 ‘뒤집는’(reverse) 행위로 조형화하여 표현했다"고 전했다. 신작은 자르기와 뒤집기를 통해 반복되는 운동감, 대비되는 색채의 조화가 돋보인다. 특히 시점에 따라 변화되는 형태는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자극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오는 16일부터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갤러리퍼플에서 선보인다.
[뉴시스] 박현주 | 2022.09.13
서울 성수동 대림창고 갤러리에서 이인승-안서진의 2인전 ‘슈퍼올드쇼’가 열리고 있다. 오래되고 고리타분한 것으로 인식되는 동양화를 현대식 표현 방식으로 화려하게 부활시킨 전시다. 화려한 쇼(Show)는 어진(御眞) 제작기법으로 BTS RM, 서태지, 아이유, 이홍기, G-DRAGON, 블랙핑크 제니에 이르기까지 일곱 명의 아이돌 스타를 그려냈다. 그런데 'N-Permit'이라고 쓴 검은 딱지로 얼굴을 덮인 인물이 눈길을 끈다. 원래는 BTS RM과 서태지를 그린 그림이었다. 하지만 초상권이 '허락되지 않았고 그래서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한 것이다. 안서진 작가는 "현대인의 허락되지 않은 이상과 욕망을 비단에 그렸다"고 했다. 'N-Permit'을 쓴 검은 얼굴은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예술은 표현의 한계가 없다.
[뉴시스] 박진희 | 2022.09.11
한국에서의 첫 개인전 '어둠에서 밤으로'를 위해 한국을 처음 방문한 독일 작가 아민 보엠이 광기의 도시, 불안감에 사로잡힌 인테리어, 균열로 뒤덮인 초상 등 자신의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며 7일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현대 사회의 실상을 투명하게 포착하는 것으로 주목받는 보엠은 지난 수년간 밤을 주제로 다뤄왔다. 2015년경의 작품들이 황혼의 빛을 머금었다면, 2018년 이후 하늘은 점점 더 어두워졌다.
[뉴스1] 김정한 | 2022.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