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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생명을 지지하고 기쁨을 조직하는 일이다." 색이 벼락치듯 생명력이 강렬한 그림은 화가 제여란의 창작의 동력이다. 변화무쌍한 추상화는 작가의 몸짓이 캔버스 안에서 만들어낸 새로운 우주다. 거대한 폭풍우가 지나간 듯 회오리 같은 흔적처럼 보이는 건 붓이 아닌 '스퀴지'(squeegee)덕분이다. 물감을 밀어내는 도구인 스퀴지와 서로 대항하면서 화가도 묘한 쾌감을 느낀다. 물감이 채 마르기 전에 새로운 색을 펴 발라 지속해서 쌓아 올린다. 밀고 당기는 긴장과 조율, 색과 색 사이 펼쳐진 빛의 다발, 압도적인 자유로운 에너지가 발산된다.
[뉴시스] 박현주 | 2022.10.26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백남준 탄생 90주년을 기념하는 '백남준 축제'가 한창이다. 지난 9월15일 불꺼진 백남준 '다다익선'이 다시 켜진데 이어, 아카이브 기획전 '다다익선: 즐거운 협연'이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오는 11월10일 한국 미술에 끼친 백남준의 영향을 조명하는 대규모 기획전 '백남준 효과'도 준비중이다. 11월18일에는 국제심포지엄 '나의 백남준'도 열린다. 심포지엄은 ‘백남준에 대한 기억’, ‘미디어아트와 보존’, ‘백남준의 영향’ 총 3개 세션으로 국내·외 저명한 백남준 연구자 9명이 발제한다. 세션1‘백남준에 대한 기억’에서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 큐레이터를 역임한 바바라 런던(Barbara London)은 전시기획자로서 백남준 작가와의 소통에 대한 기억을 소개한다(뉴욕 현지 실시간 연결). 미국 스미소니언 아메리칸 아트 뮤지엄(SAAM) 사이샤 그레이슨(Saisha Grayson)은 백남준이 교류했던 작가들과의 협업의 의미를 아카이브와 연결해 조명할 예정이다. 동덕여대 임산 교수는 백남준이 남긴 다양한 텍스트의 의미를 새로운 시각으로 분석, 실험성과 창의성을 발현하는 백남준 텍스트의 미학적 의미를 탐색한다.
[뉴시스] 박현주 | 2022.10.25
부산 아리안 갤러리는 오는 29일까지 '고요한 시선'이라는 주제로 이기영 작가의 초대전을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이기영 작가는 울산을 기반으로 전업 작가 활동을 하고 있으며 국내외에서 10회의 개인전과 300여회 이상의 단체전 및 기획 초대전을 가졌으며 현재 한국미협회원으로 울산 구상 작가회, 울산 전업 작가회에서 활동 중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올해 이 작가가 제작한 신작들을 위주로 팝콘을 주제로 한 작품 25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회에 대해 "제각기 다른 모양으로 터진 팝콘은 하얀 꽃을 연상했다"면서 "팝콘과 함께 하늘과 자연이 맞닿은 지점에서 느껴지는 묘한 이미지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뉴시스] 이동민 | 2022.10.22
'백영수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가 경기 의정부 호원동 백영수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백영수를 기리다'를 타이틀로 1부,2부로 나눠 펼친 전시다. 오는 23일까지 여는 1부는 '오마주 백영수'로 80년대 초반 백영수가 프랑스 파리에서 인연을 같이 했던 작가 5명을 초대한 전시다. 권순철, 박승순, 곽수영, 이배, 변영미의 작품을 선보인다.
[뉴시스] 박현주 | 2022.10.22
제23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로 서양화가 윤석남 화백(83)이 선정됐다. 20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미술관은 현대미술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추천위원 회의와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윤 화백을 이인성미술상 수상자로 결정했다. 1939년 만주에서 태어난 윤 화백은 1980년대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프랫 인스티튜트 그래픽센터와 아트 스튜던트 리그 등에서 공부했다. 그는 제29회 김세중조각상(2015), 제8회 이중섭미술상(1996)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심사위원장인 남성희 대구보건대 총장은 "한국 여성주의 미술 영역을 개척했으며 회화와 설치,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적 예술세계를 이뤄가고 있는 점 등이 높게 평가됐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인성미술상은 근대 미술사에 큰 업적을 남긴 대구 출신 서양화가 이인성(1912∼1950)을 기리기 위해 1999년 제정됐다. 시상식은 11월4일 대구미술관에서 열리며, 대구미술관은 윤 화백의 내년도 개인전 개최를 지원한다. 윤 화백은 "뜻밖의 놀라운 소식에 가슴이 벅차고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최선을 다해 전시와 작품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뉴스1] 남승렬 | 2022.10.21
한국 화가 이숙자의 개인전이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초록빛 환영'전 이후 6년 만에 선화랑에서 열린다. 올해 선화랑 45주년을 기념하며 준비한 두 번째 특집작가 전시다. 이번 전시는 1980년대 작품부터 2022년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이숙자의 화업 반세기를 다시금 살펴볼 수 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을 엄선하여 전시장을 구성했다. 제1전시실은 9m가 넘는 초대형 백두산 이미지를 담은 '백두성산' 작품을 구성했다. 제2전시실은 대표적인 시리즈 '보리밭'과 대형 작품 '군우' 시리즈 중심이다. 제3전시실은 '한국적인 정체성과 미'를 주제로 한 작품과 당당한 에너지와 생명성 넘치는 여성상을 담은 '이브' 시리즈를 선보인다.
[뉴스1] 김정한 | 2022.10.21
임옥상(72)의 대규모 신작 설치 작업을 공개하는 '임옥상: 여기, 일어서는 땅'전이 21일부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이번 전시는 리얼리즘 미술에서 출발, 대지미술, 환경미술로까지 작업 영역을 넓힌 임옥상의 현재 활동과 작업을 살펴보고자 기획했다고 20일 밝혔다. 민중미술 작가로 유명한 임옥상은 80년대 민중미술 운동의 중심에 있었던 '현실과 발언'의 창립 멤버였고, 미술의 사회 참여를 위해 다방면에서 활동해왔다. “미술은 전통에 기반을 두되 역사 의식과 현실 인식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확신이었다. 이후 1990년대 중반부터 공공미술가로 변신했다. ‘미술관 밖’ 미술실천적 참여프로그램, 이벤트, 설치, 퍼포먼스 등을 다수 기획·진행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공공미술, 공공프로그램 등을 통해 소통의 계기를 구체화했다. 최근 파주 장단평야의 실제 논에서 ‘예술이 흙이 되는’ 형식을 빌려 일종의 환경미술 혹은 대지미술, 현장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뉴시스] 박현주 | 2022.10.21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서울'이 오는 27일부터 제여란 개인전 '로드 투 퍼플'(Road to Purple)을 개최한다. 지난 30여 년간 추상 작업을 통해 회화와 조형 언어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제여란은 이번 전시에서 '보라'를 전면에 내세우며 새로운 색에 대한 실험을 이어간다. 제 작가는 동적인 몸의 움직임을 고스란히 캔버스에 담아 다시 자연에 이르고자 한다. 그는 판화 도구인 스퀴지를 활용해 강렬하면서 감각적인 색채를 선보여 역동적 에너지가 가득하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가 탐구해온 색채 흐름에 주목했다. 90년대 검은색을 다루며 질감이 두드러진 회화는 어두운 톤의 푸른색과 붉은색으로 밤의 색을 연구한 2000년대 초반 작업으로 이어진다. 본격적으로 스퀴지를 활용한 추상회화는 율동감이 강조되며 다채로운 색으로 공간을 압도한다. 전시 제목 '로드 투 퍼플'은 이렇게 특정한 색으로 본질에 접근하고자 하는 작가의 회화적 태도를 보여준다. 제여란은 1985년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수학했다. 그는 1988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다양한 곳에서 전시를 가졌으며 이번 개인전은 18번째다. [email protected]
[뉴스1] 박정환 | 2022.10.19
천진난만한 그림을 그렸던 화가 노은님이 18일 독일에서 암 투병 중 별세했다. 향년 76. 1946년생 파독 간호보조원 출신으로 독일에서 우연하게 화가로 데뷔 국제적 명성을 누렸다. 고인은 1946년 전주에서 9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사업가 아버지 덕분에 유복하게 자랐지만, 중학교 2학년 때 집안이 기울었다. 갑자기 어머니마저 돌아가면서 생업 전선에 나서야 했다. 경기 포천 면사무소에 취직해 결핵 관리요원으로 일했다. 가난을 이기려고 1970년 독일로 이주해 함부르크의 병원에서 간호보조원으로 일했다. 그러다 감기에 걸려 출근을 하지 못한 그의 집을 병원 간호장이 방문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그림을 보게 된 것을 계기로 병원 한쪽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세상에 없던 그림을 그리는 동양 화가', '동양의 명상과 유럽의 표현주의를 잇는 다리'라는 평을 얻었다. 전시를 본 함부르크 국립미술대학 티먼 교수 추천으로 27세에 미대에 진학했다. 이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함부르크 국립조형예술대학 정교수로 임용되어 20년간 후학을 양성했다. 또 프랑스 중학교 문학 교과서에도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작품이 수록된 국제적인 화가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2019년 11월에 독일 미헬슈타트 시립미술관에 영구 전시관을 개관하기도 했다. 해당 미술관에서 영구 전시관을 개관한 비독일 출생 작가로는 노은님이 유일하다. 물고기와 새, 꽃 등의 자연물을 소재로 생명이라는 주제로 '무위자연(無爲自然)'에 충실했다. 회화 속 생명체들은 단순하고 거친 선들로 그려졌지만, 일필휘지의 붓놀림이 만들어 낸 원초적인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2019년 가나아트센터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던 고인은 "생각이 있으면 아무것도 못 해요. 그냥 시작하면 저절로 붓이 그림을 그린다"고 했다. 지난 6월 서울 가나아트 보광에서 연 '마리타가 만든 정원' 개인전이 마지막 전시가 됐다. 유족으로는 독일인 남편이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뉴시스] 박현주 | 2022.10.19
"늙음은 소멸이 아니더라." '보리밭' 작가로 유명한 이숙자 화백은 팔순의 깨달음, '삶의 기쁨'을 전했다. "지금도 그릴 수 있어 고맙고 좋은 시절입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18일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만난 이 화백은 정정했다. 허리가 꼿꼿하고 날씬해 바지 정장 패션이 잘 어울렸다. 80세 나이가 무색했다. '선화랑 45주년' 특별전에 초대되어 개인전을 연 이 화백은 여전히 '그림 욕구'가 강했다. 이번 특별전에 대표작인 보리밭 시리즈와 초대형 작품인 '백두산' 등 40여 점을 내놓았다. 이 화백은 홍익대 출신으로 고(故) 천경자 화백(1924~2015)직계 제자다. 1963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 입선 이후 1980년 국전과 중앙미술대전에서 동시에 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데뷔한 그는 '채색화의 정통성을 수립하는 작가'로 불린다. 50년 이상 석채를 이용한 채색 작업만을 고집하며 전통 채색화의 명맥을 유지해 온 독보적인 작가다. 청맥, 황맥 등 '보리밭' 시리즈와 함께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인 그의 자화상이 눈길을 끌었다. '푸른 모자를 쓴 작가의 초상'.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19년에 제작했다. 고운 모습과 함께 처연한 표정이 감도는 자화상에서 어쩐지 천경자 화백의 분위기가 풍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