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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나도 그릴 수 있겠다." 장진우 작가(35)가 관람객에게 원하는 반응이다. 팝아트 성향의 작품을 선보이는 장 작가는 '쉬운' 작법으로 미술이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길 바란다. 장 작가는 디자이너 경력이 7년에 달하는 베테랑이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신한카드, SK 등 굵직한 기업들과 일러스트 아트워크(art work)를 진행했다. 그는 왜 '업'을 바꿨을까. 장 작가를 만나 예술계에 몸 담게 된 스토리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자이너에서 아티스트로 '2010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핫트렉스, 재즈피플 등 잡지와 포스터 디자인 분야에서 일을 도맡았던 장진우 작가는 수동적이고 창의력에 제한을 받는 디자인작업에서 벗어나 '창작'에 에너지를 쏟고 싶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디자인은 비즈니스에 특화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필립 스탁(Philippe Patrick Starck)이란 스타 디자이너가 있었는데 굉장히 유명한 제품들을 디자인했죠. 근데 그가 내가 디자인한 모든 것은 겉치레만 했다며 돌연 은퇴를 선언했어요. 창작에 에너지를 쏟는다는 것은 그런 맥락입니다." 올해 본격적으로 아티스트 활동에 나선 장 작가는 손 그림과 일러스트 아트워크를 통해 팝아트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각 작품에는 자신이 매 순간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그대로 녹여내면서도 해학을 담아낸다. 그의 작품들은 쉬운 듯하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심어주는 그래피티 아티스트 키스 해링(Keith Haring)과 장 미쉘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의 작법이 적용됐다. 장 작가는 키스 해링에게 가장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키스 해링의 작품들은 단순하지만 깊은 의미를 내포합니다. 내 작품들은 키스 해링을 쫓아가고 있습니다." ◆단순함 속 깊은 의미 그가 가장 마음에 든다는 '순수한 사람들'(pure people)에도 이러한 작법과 생각이 그대로 투영됐다.
[머니위크] 오문영 | 2015.11.09
'서양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늘 궁금했다. 1991년 이탈리아 밀라노행 비행기에 올랐다. "보따리에 종이를 둘둘 말아 넣어갔지요." 24년 전 한국을 떠나 이탈리아에 살며 '한지 향불화가'로 돌아온 김민정(52)이다. "르네상스가 꽃피웠던 이태리가 궁금했는데, 결국 저는 한국 여자더라고요." 서양화가 시작된 본토에서 유학했지만 그녀의 작업은 한국적이기 그지 없다. 한지에 향불로 태워 구멍을 낸 작품이다. 색지를 여러 겹 이어붙이고 오려붙인 작업은 '한지 단색화'로 보일 정도다. 작품 '도배(DOBAE)'는 말 그대로 캔버스에 도배한 것 이다. 향불로 뽕뽕뽕 구멍을 내 한지를 동그랗게 오려 점점점 이어붙였다. 불에 그을린 종이의 가장자리는 먹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갈색 음영을 발산하며 공간을 확장한다. "정서적으로 슬플 때 한 작업이에요. 왜, 도배를 하면 새집에 이사 온 것 같은 느낌이잖아요. 한지를 오려붙여나가면 머릿속이 비워졌죠." 이방인은 이방인이다. 떠나온 곳에도, 머무는 곳에도 속해지지 않는다. 그리움만 더 멍울진다. "그 사람도 내 생각을 할까, 보고싶은게 많았어요."
[뉴시스] 박현주 | 2015.11.06
TV CF 1세대 감독이자 영상작가인 이지송(69)이 '논현동에서 놀자'전을 연다. 12일부터 서울 논현동 위아트갤러리에서 펼치는 전시에서는 영상 8점과 평면작 30점을 선보인다. 30년 '광고쟁이'에서 영상작가로 변신한 이지송은 무거운 카메라 장비를 버리고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제작해 주목받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일체의 연출없이 '시선의 힘' ’만으로 작품을 만든다. 2012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단편영화 '1/75'을 발표하며 영상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순수 영상작품 '색의 춤'으로 부산비엔날레 특별전에 참가하는 등 활동영역을 넓혀왔다. 작품은 화려한 기교 없이 담담하다. 관조적인 자세로 찰나의 순간을 모아 시간을 담아냈다. 자연스러운 톤의 변화와 스치듯한 움직임을 포착한 평면작품은 추상화같은 느낌을 전한다.
[뉴시스] 박현주 | 2015.11.05
경리단길 골목의 간판 하나도 걸리지 않은 공간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바로 공간 ‘드로잉 블라인드’다. 그동안 드로잉과 일러스트 등 트렌디하고 재미있는 요소들로 전시를 해온 드로잉 블라인드에서는 오는 11월 6일부터 12월 6일까지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비디오 아티스트인 다우니(Dawooni Park)의 개인전 <걸 크러쉬 Girl Crush>전이 열린다.
[아트1] 이서연 | 2015.11.05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는 오는 11월 28일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현 사회의 시공간적 맥락을 실험해 온 연기백의 개인전 ‘연기백: 곁집’전을 개최한다.
[아트1] 이서연 | 2015.11.03
서울 가회동 이도갤러리는 11월 5일부터 '구본창 사진전 - 白磁, White Vessels'전을 개최한다. ㈜이윤신의 이도 출판사업부에서 첫 발행하는 구본창 사진집 '白磁, White Vessels'에 수록된 백자 시리즈중 대표작 30여점을 선별 발표하는 기념 특별전이다. 이도는 우리 도자 전통의 근본이 되는 조선 백자를 다시 조명하는 한편 현대 생활 문화 속에 도자가 어떻게 녹아 들어 있는지’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위해 사진집을 간행했다고 밝혔다. '구본창 사진집'은 '구본창의 백자 사진 아카이브'다. 일본 교토의 이조박물관과 오사카 동양도자미술관, 동경의 일본 민예관에 이어 국립중앙박물관, 삼성미술관 리움, 프랑스 기메 미술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전 세계의 백자 컬렉션을 찾아 다니며 10여 년에 걸쳐 촬영한 구본창의 백자 시리즈가 총망라됐다.
[뉴시스] 박현주 | 2015.11.03
전자현미경을 통해서 보는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대학교에서 사진학을 전공해 광고사진을 배운 후 문화기술대학원에 입학하면서 예술가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 있다. 나노미터(㎚) 단위로 펼쳐지는 세상에 푹 빠져있는 사람.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예술로 형상화하면서 ‘나노작가’라는 애칭을 얻은 지호준 작가(35)를 스페이스 아트1에서 만났다.
[머니위크] 박민수 | 2015.11.02
서울 인사동 선화랑(대표 원혜경)이 4일부터 '오로라 화가' 전명자(72) 개인전을 연다. 푸른빛이 황홀한 오로라와 이글거리는 황금빛 해바라기를 담아낸 회화와 오브제 30여점을 선보인다. 1995년 프랑스에 거주하면서 노르웨이에서 오로라를 처음 접한 작가는 매년 오로라를 보며 신비롭고 황홀한 오로라 현상을 화폭에 담아낸다. "오로라는 자연이 연출하는 최고의 쇼이자 천국과 극락을 보여주는 빛 같아요." 전 화백은 "그 푸른빛과 마주하면서 나 자신이 완벽하게 녹아내리는 것 같은 강렬한 느낌을 받는다"면서 "이번달에도 오로라를 보러 노르웨이로 떠난다"며 설레어했다.
[뉴시스] 박현주 | 2015.11.02
"허무해도 허망하지는 않아요. 삶에 대한 확신은 없었지만 그림 그려야 한다는 신념은 있었지요" '오브제 회화' 작가 유선태(58)는 "재능이 있는데 썪히는건 죄악"이라며 예술가로서 행복하다고 했다. 화가로 살기는 쉽지 않았다. 20~30대엔 힘들어서 죽고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전당포를 들락날락했다. "결혼반지도 시계도 없다"며 양손을 내밀었다. 몇년전 가느다란 금반지 하나씩을 부인과 나눠꼈다며 반지를 만지작 거렸다. '강해야 한다' 다짐했지만 가장 두려운 적은 가족이었다. 불효했고 가난했다. 그래도 다른 생각은 못했다. '오로지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그 사실'만이 견디는 힘이었다. 그림을 그려서 먹고 사는건 널뛰기보다 더 힘들었다. 45세가 넘어서야 겨우 생계 걱정에서 벗어났다. "그 순간을 어떻게 견디느냐가 문제다. 후회는 안한다"
[뉴시스] 박현주 | 2015.10.31
마지막도 그림같았다. 흑백 사진으로 돌아온 화가 천경자(1924~2015년 8월6일)는 애수에 가득찬 검은 눈빛으로 사람들을 내려다봤다. 왼손 엄지와 검지 사이에는 담배가 끼어있다. 여성 대표화가로서 당당함과 도도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담배, 술 좋아했지…. 나랑 새벽 네 시까지 술 마시던게 생생한데, 아이구…." 이신자(84) 대한민국예술원 부회장이 사진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지었다. "괴팍하다고? 얼마나 다정다감했는데". 30일 서울시립미술관 1층 로비에서 열린 천경자 화백 추도식은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천 화백의 장남, 차녀, 사위, 며느리가 주도한 추도식에는 미술계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250여명이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이제 원로가 된 직계 제자 이숙자 화백도, 얼굴에 검버섯이 핀 전뢰진 조각가도 흰 국화를 헌화하며 사진 속 천경자를 올려다봤다. 영정사진은 이은주 사진가가 유족에게 내주었다. '미인도 위작사건' 논란으로 절필한 후인 1992년 천경자의 자택에서 찍은 것이다. 사위 문범강씨가 여러 장 중 골랐다. 추도위원장인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은 "시인 고은과 함께 인연이 되어 만나 글과 그림 이야기로 교감하던 그때가 그립다"며 "용광로같은, 활화산처럼 뜨겁게 살다가 바람처럼 가버렸다"며 아쉬움 전했다. "1991년 미인도 위작사건 논란은 천 화백의 화가로서의 생명을 잃게 한 참으로 안타까운 사건이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 화백이 한평생을 통해 보여준 예술에 대한 애정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후대에게 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유족대표로 나선 장남 이남훈씨는 "지난 10여년 간 한국으로 돌아오고 싶은 어머님의 심정을 해결해드리지 못하고 떠나게 하여 비참한 심정으로 죄인이 돼 있다"며 "어머님의 혼백 만이라도 자식같은 작품이 있는 이곳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편히 쉬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머님이 남긴 수많은 글 중 한 구절을 인용하고 인사를 마치겠다"며 장남은 천 화백의 1978년 작 '탱고가 흐르는 황혼'의 일부분을 읽었다. '서울에 새 눈이 내리고, 내가 적당히 가난하고, 이 땅에 꽃이 피고, 내 마음 속에 환상이 사는 이상 나는 어떤 비극에도 지치지 않고 살고 싶어질 것이다. 나의 삶의 연장은 그림과 함께 인생의 고달픈 길동무처럼 멀리 걸어갈 것이다.' 김종규 이사장은 "2024년은 천 화백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라며 "그때 고인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제대로 된 추모식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고인의 고향인 고흥군과 협의해 유택과 미술관 등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자리에는 주순선 전남 고흥군 부군수가 참석했다. 천 화백과 인연을 맺었던 문화계 원로들은 "화려했던 생전과 달리 너무 초라하다"면서 "괴기스런 일 아니냐"며 애통해했다. 장녀 홀로 장례를 치르고 유족조차 '유골함이 어디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서울시립미술관이 두달전 사망사실을 알고도 함구한 것도 다시 입방아에 올랐다. 고인의 명성, 또 생존여부가 불투명해 세상이 떠들썩했는데 공적인 기관장이 입을 다문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차녀 김정희씨는 "아직도 언니와 연락이 안 됐다"면서 "오늘은 어머니를 따뜻하게 보내드리는 날"이라며 가족 분쟁에 대한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어머니의 업적과 공적을 기리기 위해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녀는 이 추도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천 화백이 흑백사진으로 내려다 본 추도식은 1시간 만에 끝났다. 한편, 서울시립미술관은 천경자의 작품세계를 조명는 대규모 전시를 연다고 밝혔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천경자 상설전시실'에 많은 시민들이 헌화하고 애도를 표할 수 있는 추모공간을 11월1일까지 운영한다. [email protected]
[뉴시스] 박현주 | 2015.10.30